대선 1년.... 대선 직후의 내 감정을 돌아 보다.


오ㅇㅇ
이것 또한 큰 변화 아니더냐.
좋아요 · · 공유하기
  • 4명이 좋아합니다.
 작년 대선 개표방송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 제 페이스북에 하나의 포스트가 올라왔습니다. 특별히 자극적일 것도 없는.... 아주 평범한 포스트였지만..... 그리고 제가 아는 그 분의 성향상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제 기분은 순간 훅!하고 치밀어 올랐습니다.
  • 강봉훈 한가한.... 너무도 한가한.... 지난 5년.... 참 숨막히는.... 그 시간.... 혹시 따뜻하게 느끼셨다면.... 변화라고 할만도 합니다.
    2012년 12월 20일 오전 12:23 · 좋아요
    이런 댓글을 달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나름 최선의 인내로 쓴 표현이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도발로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뒤로 이런 댓글 릴레이가 이어집니다. 

  •  오ㅇㅇ 전 정치에 신경쓰며 숨이 막힐만큼 한가하지 않았습니다. 내 앞길과 내 자식의 앞길 준비하느라 많이 바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2012년 12월 20일 오전 10:56 · 좋아요 · 1
  • 강봉훈 그 러게요.... 저는 제 앞길에도 신경써야 하고... 내 자식 앞길도 신경 써야하지만..... 정치가 바뀌어야 내 앞길이나 내 자식 앞길이나 바뀐다고 생각해서 정치에도 온 신경 다 쓰며 살아온 .... 한가한 놈입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을 큰 변화라고..... 받아들이기엔.... 조금 바쁩니다.
    2012년 12월 20일 오후 6:03 · 좋아요
  • 오ㅇㅇ 변화가 늘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요. 그리 되어서도 아니 되겠지요.
    2012년 12월 20일 오후 7:29 모바일에서 · 좋아요
  • 강봉훈 저도 그저 큰 악화를 변화라는 표현에 많이 한가하게 느꼈을 뿐입니다. 누구에게는 악화인 것이 누구에게는 그냥 변화일 뿐이고..... 누구에게는 아주 한가해 보이는 표현도 누구에게는 적절한 표현이 될 겁니다.
    2012년 12월 20일 오후 8:17 · 좋아요
  • 오ㅇㅇ '큰 악화'...글세요. 설마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겠지요.
    2012년 12월 21일 오전 11:32 · 좋아요
  • 강봉훈 이 명박대통령이 됐을 때도 그랬습니다. 축하해 주자고.... 내가 악화를 바라서.... 나라꼴이 이렇게 됐을까요? 그때 그를 찍었던 사람들은 어떤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까요? 이번에 그녀를 찍으신 분들,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5년 뒤... 자랑이든, 책임이든..... 반드시 자신의 투표 결과를 돌아봤으면 합니다.
    2012년 12월 21일 오전 11:45 · 좋아요
  • 오ㅇㅇ 지금 이 나라가 어때서요?
    2012년 12월 21일 오후 5:05 · 좋아요
  • 강봉훈 전 봇대 위에 주렁주렁 노동자들이 익어가는 나라... 힘 없는 서민들이 콘크리트 지붕위 가건물에서 불덩이 속에 익어가는 나라... 국무총리실이 나서서 민간인 사찰하고 뒷조사하는 나라..... 아름다운 대한민국.... 지금 이 나라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신다면..... 이것 또한 큰 변화가 맞고.... 정치에 신경쓰지 않은 것이 맞습니다. 설마 내 자식이 전봇대 위에 올라가기야 하겠어요....
    2012년 12월 21일 오후 8:49 · 좋아요
  • 오ㅇㅇ 살아온 세월 뒤돌아 보세요. 이나라가 악화되고 있는지. 그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나요?
    2012년 12월 22일 오후 8:12 모바일에서 · 좋아요
  • 강봉훈 70 80년대만 살고 90 2000년대는 안 사셨나요? 87년 이후 꾸준한 변화 발전이 5년에 일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못 느끼셨나요? 유신이 무엇인지, 인혁당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하나요?
    2012년 12월 22일 오후 9:28 · 좋아요
  • 오ㅇㅇ 그 러니까 지난 5년 이전에는 꾸준히 발전적으로 변화했는데 지난 5년동안에는 그 발전의 결과가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5년 전에 국민들이 왜 바꾸었을까요? 이 번엔 왜 선택했을까요? 선택받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가 말씀하시는 변화와 발전을 이끌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다수의 판단입니다.
    2012년 12월 22일 오후 10:43 모바일에서 · 좋아요
  • 강봉훈 다 수의 판단이라는 말에 동의하고 결과에 승복합니다. 다만 그들이 선택받지 못했을 때는 이에 동의하지도, 승복하지도 않았던 세력이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릴 뿐입니다. 그들이 변화와 발전을 이끌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판단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주변 박근혜를 지지한 누구에게서도 상대적 능력의 우월을 얘기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종북 프레임, NLL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 그녀가 불쌍해서 찍어줘야 한다는 사람을얼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2012년 12월 23일 오전 1:44 · 좋아요
  • 오ㅇㅇ 그렇군요.
    2012년 12월 23일 오후 12:40 모바일에서 · 좋아요

    -----------------------------
    댓글 릴레이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또 1년이 지났습니다. 
    대선 1년 관련  기사들이 넘쳐날 즈음.... 위의 댓글이 떠올랐습니다. 일부러 찾아보았습니다. 

    대선 결과를 보면서.... 느꼈던 여러분 각자의 기분들, 의견들 ......

    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변하셨나요? 

    예상대로.... 혹은 예상 외로....

    저는 위 댓글에서 나타난 느낌보다 실제로는 훨씬 나쁘게 예상했고 1년 뒤 지금 시점에서 불길하게도 그 예상이 딱 맞아 간다는 느낌입니다.

    이 느낌이 앞으로 또 4년간 계속된다면... 그저 암울할 뿐입니다.

    1년 후, 또는 4년 후 또 찾아 보기 위해 이 기록을 남깁니다. 


    부디 제 예상이 틀리길 바라고 그래서 다음 대선에서는 제가 기꺼이 지금과 다른 생각으로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아세요?


마시멜로 이야기를 아세요?

서양에서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죠. 유혹에 잘 견뎌야 성공한다는 이야기. 우리나라에도 수년 전에 소개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합니다. 마시멜로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1개 더 주겠다는 내용이죠. 실험에서는 1/3은 실패하고 2/3은 성공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4년 후 지켜보니 유혹을 이겨낸 2/3은 성공한 삶을 살고 있고 나머지 1/3은 실패한 삶을 살고 있더란 내용입니다.

사실 꼭 이런 실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삶의 지표입니다. 꼭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자식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저도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문득 이게 맞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들에게, 앞에 어떤 유혹이 있어도 정의롭지 못하다면 참고 기다려야 해.라고 가르치지만 언제나 그 옆에는 재빠르게 유혹의 마시멜로를 차지해 버리는 친구가 있습니다. 실험에서는 유혹에서 버텨냈다고 상품으로 추가 마시멜로를 주지만 현실에서는 마시멜로는 유혹에 재빠른 친구의 차지가 되고 참은 아이에게는 군침과 함께 약간의 약올림까지 함께 돌아갑니다.

과연 우리는 유혹에 이겨낸 우리의 아이들에게 그에 따른 댓가를 돌려주고 있을까요? 과연 우리 사회는 그들이 종국에는 그 댓가를 제대로 받은 수 있는 구조가 돼 있을까요?

그래도 우리는 14년 후를 기대하며 성공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옳은 것이 이긴다는 교과서 속 이야기가 맞기만을 기도합니다.

서양에서는 이게 그렇게 이어지는지 몰라도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꼭 그렇게 될 것이란 자신감이 없습니다.

기회주의 사회
우리나라에서 대체로 성공했단 소리를 듣는 사람들.... 과연 그들은 유혹을 참고 이겨낸 사람들일까요?

중소기업 사장 뿐 아니라 저기 유명한 대기업 회장님들.... 그들은 눈 앞의 유혹을 잘 이겨내고 그런 부를 얻었다고 생각하세요?

고위직 정치인이 된 사람들, TV에 자주 비치는 사람들 그들은 모두 눈 앞의 유혹을 이겨내서 그런 자리에 이른 것일까요? 

삐딱한 제 소견인지 몰라도 
그들은 아마 자신이 갖고 싶은 게 있다면 옆 친구의 것을 때려서라도 빼앗고 부모에게 3박 4일을 졸라서라도 얻어내고 그래도 안되면 훔치기를 서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빼앗은 사람은 또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정확하게 알아봅니다. 그들은 또 아부도 잘하기 때문에 금방 눈에 띄거든요. 

총칼로 나라를 빼앗은사람들은 권력을 나눠줍니다. 기회주의의 세습이 이뤄집니다.

반만년 역사를 공부해 보아도 정의로운 사람에게 권력이 전달되고 부가 세습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휴~
그래도 아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정의를 외면하고 유혹에 흔들리고 눈 앞의 마시멜로를 얼른 차지하라고 가르치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14년 뒤를 기다리며
또 가난을 물려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