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은 사이, 민주주의는 떠났습니다



우리가 잠깐 그를 잊은 사이

그는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그렇게 언제 돌아올지 모를 길을 떠났습니다.



"민주주의는 국민 여러분의 참여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민주주의를 위해 그는 어려운 걸음을 내딛어 왔습니다.

모든 사람이 환호하며 동참할 때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듯 했습니다.

우리는 그게 다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쉽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는 피로써 만들어가는 가치입니다.

피로써 지켜가는 가치입니다. 그 가치의 고마움을 모를 때

민주주의는 또 이렇게 피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잠시 그를 잊었을 때 그는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홀연히 떠났습니다.




이렇게 떠나 보낼 수는 없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 달린 토끼눈을 하고서

떠나는 뒷 모습에서 차마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마음 속으로 외쳐 봅니다. '민주주의여!'









노무현 대통령님, 영면하소서···.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분투, 관련 정보들 찾기가 너무 어렵다



우분투는 참 마이너 중에서도 마이너군요. 오픈 소스라 정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별로 없군요.

그 중에서도 세벌식 사용자는 더욱 찾기 힘들고 신세벌식 사용자는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우분투에서 메일 주소 등을 표시할 때 쓰는 @(골뱅이)를 입력하는 키를 찾지 못해서 한참을 헤맸습니다. 인터넷을 암만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를 입력하지 못해서 그냥 한글로 '골뱅이'라고 쓴 것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써서는 이메일 주소를 입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설마 자판에 없겠어 하는 심정으로 모든 키를 다 눌러 봤습니다. 그랬더니 있군요. 세벌식 한글 키보드에는 없고 영문 키보드에는 바로 [ 자리에 배치돼 있네요.

또 당황스러운 것은 세벌식 최종 키보드가 윈도우에서 쓰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특히 " 자리에 있는 ㅌ이 엉뚱하게 Shift-7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왜 4를 만들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4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가 떡 자리를 잡았군요.

그런데 웹상에서는 이와 관련된 포스트를 하나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윈도에서는 신세벌식을 쓰고 있는데 우분투에서는 그냥 세벌식 최종을 쓰고 있습니다. 자리는 신세벌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냥 저냥 쓰고 있는데 혹시 누가 관련 프로그램을 아시는 분 있나요?

아님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면 친절한 가르침 부탁 드립니다.

우분투···

일단 속도는 굉장히 빠른 것 같습니다. 부팅 속도도 빠르고 프로그램 실행 속도도 체감할 만큼 빠릅니다. 특히 불여우와 궁합이 잘 맞아서인지 인터넷 접속 속도도 빠른 것 같습니다.

또 윈도 7 창 우측하단에 있는, 평가본이라는 보기 싫은 문구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기쁩니다. 더불어 내년 3월이면 사용기간이 끝난다는 찝찝한 기분에서도 해방됐습니다.

다만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는 윈 xp, 윈도 7, 우분투까지 화려한 멀티부팅 신공으로 버텨야 하겠군요.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분투의 바다로... 설치 과정은 너무나 간단


우분투를 깔았습니다.



너무 쉽고 간단했습니다.

다운받기-데몬툴에 싣기-클릭 몇 번-끝

그랬더니 그 동안 써 오던 win xp, win 7에 우분투까지 모두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운영체계라 여러 점에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불여우 애드온도 다 다시 깔아야 하고 제가 주로 쓰는 신세벌식도 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설정들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점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조심스럽게 써 볼 생각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라의 또 한 사람의 큰 별이 지셨습니다.

모든 관계를 떠나 자연인 노무현의 죽음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나아가 이 나라의 백성으로서, 한 나라를 5년간 책임지고 운영해 온 대통령으로서 고민이 많았을 그였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빕니다.

이제 더 이상은 누구든 스스로 이 세상을 버리는 일이 없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다음 추모 사이트 바로 가기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운전면허 경신, 그리고 헌혈까지


며칠 전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운전면허 갱신을 촉구하는 우편이 날아왔습니다.

사실 운전면허야 딸 때야 그만큼 감격스러운 일이 없지만 따고 난 다음에는 한 번 꺼내 볼 일조차도 없잖아요. 그나마 주민증은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가끔 쓸 일이 있지만 운전면허는 교통경찰에게 붙들렸을 때나 꺼내는 것이니 조금만 조심해서 1년이고 10년이고 지갑 안에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경신 기간을 깜빡 잊고 놓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면허증을 확인해 보니 허걱! 이게 웬 일입니까. 이미 경신 기간이 지나 있는 것입니다. 분명히 우편물에는 아직 두어 달이 더 남아 있는데요.

그래서 확인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그 새 법이 바뀌어서 이전에 경신 기간이 자신의 생일에서부터 3개월간이던 것이 6개월간으로 바뀌었더군요.






다른 불 일이 있어 노원역 근처에 갔던 길에 도봉면허시험장에 들렀습니다.(분명히 노원구에 있는데 이름은 '도봉'이더군요)

안내에 따라 새 면허를 받는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고 비슷한 업무가 반복되는 곳이라 그런지 모든 것이 시스템화가 잘 이루어져 있어서 지체되는 시간이 거의 없이 착착 진행됐습니다.

3*4cm짜리 증명사진을 가지고 갔고 안내하는 곳에 가서 구 면허증을 제시하고 경신하러 왔다고 하니 양식 한 장을 줬습니다. 시키는 대로 빈칸을 채우고 지하로 가서 신체검사를 받았습니다. 신체검사는 시력 측정과 앉았다 일어서기··· 다시 1층으로 올라와 인지를 붙이고 접수를 하니 채 3분도 기다리지 않고 새 면허증이 나왔습니다. 비용은 신체검사 5000원과 인지대 10000원 등 총 1만5천원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면허증은 아마도 시중에 아직 남아 있는 거의 마지막 구형 면허증일 것입니다.

나오는 길에 입구에 있는 헌혈의 집에 들러 오랜만에 헌혈을 했습니다. 대학다니던 시절에는 곧잘 하곤 했는데 졸업 이후에는 좀 뜸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총 17번 했는데 2003년에 한 것이 마지막이랍니다.

그동안 헌혈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초코파이는 주지 않았고 다가오는 장마철에 대비해 우산을 기념품으로 받아왔습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사 피습 빈번, 의사 국민간 불신 걷어내야 할 때



의사의 피습 기사가 심심치 않게 올라 오고 있습니다.

2008년 6월에는 대학 교수가 진료에 앙심을 품은 환자로부터 지하 주차장에서 피살됐습니다. 환자는 발기 부전으로 인해 의사에게 수 차례 진료를 받았으며 의사는 발기부전제를 처방했는데 효과를 보지 못하자 앙심을 품고 의사를 살해했습니다.

당시 범인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완전 범죄를 꿈꾸었지만 치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의 소행일 것이란 전제 하에 수사를 접근해 가자 도피 행각을 벌이다가 결국 자살로 끝을 맺었습니다.

대전 C대학병원 살인사건, 진상은 무엇인가!(의사 블로그)

의사들의 피습 사건은 이것으로 그치치 않습니다. 2008년 11월에는 부산에서 의사 피격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피습 의사는 얼른 치료를 받아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아찔했던 순간입니다.

그러던 차에 21일, 광주에서 또 여의사가 피살됐다고 합니다.

女의사 피살 계획된 범행?(전남일보)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또 환자에 의한 범행일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직접 의사를 겨냥하지는 않지만 병원을 대상으로 한 난동은 더 많습니다. 응급실에서 폭력조직의 난동은 뉴스거리가 되지도 않을 만큼 흔히 일어나는 일이며 진료 결과에 불만을 품은 가족들에 의한 난동도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내시경 받은 아내가 배 아프다고 쫓아온 남편의 행동(의사 블로그)

수년 전 어느 대학 병원에서는 진료 과정에서 환자가 숨지자 환자의 관을 병원 로비에 놓고 시위를 벌이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사회 고위층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전공의 또는 간호사의 뺨을 때렸다는 얘기는 고전이 된지 오랩니다.

뿐만 아니라 연약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범죄는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환자나 그 가족에 의한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에 대한 범죄는 분명히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회 현상입니다.

첫 번째는 의사,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입니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의사 앞에 서면 마치 재판 선고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죄인이 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결국 치료를 받기 위해 본능적인 굽신거림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그 결과가 나쁘게 나온다면 공연한 배신감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의사에 대한 불신감이 더해지면 급격히 증폭되는 것입니다. 지난 의약분업 이후 이런 불신감이 극도로 증폭된 것은 사실입니다. 당시 의사 파업이 국민들에게 미친 영향은 의외로 컸습니다. 게다가 의사에 대해 좋지 않은 보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언론도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언론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는 이유로 의사를 매도하는 내용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기사화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의사, 환자간 불신은 치료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만족스런 결과가 나왔을 때 쉽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환자들은 무엇보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입증할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멀쩡한 사람이 수술실에 걸어 들어갔는데 까닭 없이 죽었다"는 투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을 들었을 법한 흔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의사들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고 치료에 나서는 것도 아닌데 나쁜 결과가 나오면 마치 의사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기라도 한 것처럼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또 하물며 사람의 손으로 만든 자동차도 고장나면 그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없고 또 수리 과정에서 더 나쁜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데 수억년 진화의 최종 결과물인 인간의 몸을 다루는데 모든 인과관계를 미리 알고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항변입니다.

때문에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의료사고를 다루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입법 공포되기는 한 참 멀어 보입니다. 당장 지난 회기에만 해도 절반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관련 시민단체와 관련 법의 조속한 도입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지만 결국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습니다.

의료사고 과실 의사가 증명해야

모든 사람을 예비 벙법자 취급하는 '피고의 입증 책임'(의사 블로그)

의료사고법, 의료계의 로비와 압력에 국회 굴복(오마이뉴스)

합려적인 의료사고법위해 머리 맞대야(메디게이트뉴스)

세 번째는 강력한 처벌과 적극적인 사회 개입입니다.

지금까지 경찰이나 법원 판결에서도 의료 관련 범죄에 대해 그 중대성을 깨닫지 못하고 일반 범죄사고와 똑같이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병원 난동이 발생해도 경찰들은 수수방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파장이 병원 전체로 미치고 병원 내에서 진료받는 모든 이들에게 돌아갈 것은 불보듯 뻔한 것입니다.

의사에 대한 공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의사들은 점점 소신진료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비슷한 사례는 최근 버스 기사에 대한 공격이 빈번해지면서 이에 대한 특례법이 마련되고 운전중인 버스 기사를 공격했을 때에는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의사와 환자, 국민간 신뢰 회복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이제 언론은 의사만 씹으면 기사가 된다는 관성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의료 발전을 위한 건전한 정책 제시가 필요한 때입니다.

또 국민들의 의사에 대한 본능적 피해 의식도 이제는 덜어내야 할 때입니다. 건전한 계약관계로서 합리적인 선에서 진료 결과를 기대하고 (의료 사고시에도)합리적인 선에서 보상을 요구해야 합니다.

나아가 의사들도 이제는 의약분업 투쟁 이후 누적해 온 국민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거둬 들여야 합니다. 현 의료 제도에 대해 깊은 불만을 얘기하면서도 정부에서 제도 하나만 고치려고 해도 나쁜 의도가 있는지 가시를 바짝 세운 고슴도치처럼 웅크려서는 어떤 발전도 이뤄낼 수 없습니다.

의사들도 국민, 정부에 대한 불신 거둬야

이제는 의료계나 정부나 시민단체나 서로를 이기려고 할 것이 아니라 대화의 장에 나서서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따질 것은 따지고 정치적으로 흥정할 것은 흥정해서 미래 지향적이고 합리적인 정책들을 도입해야 할 때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나의 가슴을 울리는 글 '나의 소원' - 김구



김구 선생님의 '나의 소원' 읽어 보셨습니까?

물론 워낙 유명한 글이라 저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에서야 꼼꼼하게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은 읽자고 찾아 읽은 것은 아니었고 컴퓨터로 야구를 보다가 응원하는 팀이 큰 점수차로 지자 재미도 없는 차에 그동안 해오던 신세벌식 타자연습이나 하자고 날개셋 타자연습 프로그램으로 실행하던 차에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주로 문학작품을 연습했는데 대부분 두어번씩 했고 해서 다른 분야를찾다가 우연히 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은 제가 그동안 알고 있던 수준의 '경제 강국보다 문화 강국이 되기를 원한다'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이 글에는 김구 선생의 철학관을 비롯해 국가관, 교육관, 역사관까기 모든 분야를 망라해 다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의 생각을 마치 대변이라도 하시는 것처럼 거의 일치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글은 경제적으로 참 어렵다고 하던 시기에 쓰여진 글임이도 불구하고 물질이 넘쳐나는 시기에 살고 있는 현재의 사람들보다 훨씬 진취적인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글이니 모두들 꼭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은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 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단련이 이 사명을 달하기에 넉넉하고, 국토의 위치와 기타의 지리적 조건이 그러하며, 또 1차 2차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이러한 시대에 새로 나라를 고쳐 세우는 우리의 서 있는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우리 민족이 주연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 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이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은 사상의 자유를 확보하는 정치양식의 건립과 국민교육의 완비다. 내가 위에서 자유의 나라를 강조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 최고 문화 건설의 사명을 달할 민족은 일언이 폐지하면, 모두 성인을 만드는 데 있다. 대한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우리의 적이 우리를 누르고 있을 때에는 미워하고 분해하는 살벌·투쟁의 정신을 길렀었거니와, 적은 이미 물러갔으니 우리는 증오의 투쟁을 버리고 화합의 건설을 일삼을 때다. 집안이 불화하면 망하고, 나라 안이 갈려서 싸우면 망한다. 동포간에 증오와 투쟁은 망조다. 우리의 용모에서는 화기가 빛나야 한다.

우리 국토 안에는 언제나 춘풍이 태탕하여야 한다. 이것은 우리 국민 각자가 한번 마음을 고쳐먹음으로써 되고, 그러한 정신의 교육으로 영속될 것이다.

최고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로 사명을 삼는 우리 믹족의 각원은 이기적 개인주의자여서는 안된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극도로 주장하되, 그것은 저 짐승들과 같이 저마다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요, 저 가족을, 제 이웃을, 제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 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 우리는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의 덕을 입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포에게 주는 것으로 낙을 삼는 사람이다. 우리 말에 이른바 선비요 점잖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게으르지 아니하고 부지런하다. 사랑하는 처자를 가진 가장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한없이 주기 위함이다. 힘드는 일은 내가 앞서 하니 사랑하는 동포를 아낌이요, 즐거운 것은 남에게 권하니 사랑하는 자를 위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네가 좋아하던 인후지덕이란 것이다.

이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에는 삼림이 무성하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며, 촌락과 도시는 깨끗하고 풍성하고 화평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동포, 즉 대한사람은 남자나 여자나 얼굴에는 항상 화기가 있고, 몸에서는 덕의 향기를 발할 것이다. 이러한 나라는 불행하려 하여도 불행할 수 없고, 망하려 하여도 망할 수 없는 것이다.

민족의 행복은 결코 계급투쟁에서 오는 것도 아니요, 개인의 행복이 이기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계급투쟁은 끝없는 계급투쟁을 낳아서 국토에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내가 이기심으로 남을 해하면 천하가 이기심으로 나를 해할 것이니, 이것은 조금 얻고 많이 빼앗기는 법이다. 일본의 이번 당한 보복은 국제적·민족적으로도 그러함을 증명하는 가장 좋은 실례다. 이상에 말한 것은 내가 바라는 새 나라의 용모의 일단을 그린 것이어니와, 동포 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한타의 기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께서도 우리 민족이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셨으며, 우리 민족을 인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는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나도 일찍이 황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직접 국민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 학도들이 한번 크게 마음을 고쳐 먹기를 바라지 아니할 수 없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친박연대 저 꼴인데 정작 박은 어디에???




국회의원만 있고 당은 없는 친박연대가 위기랍니다.

서청원 등 친박연대 3명 의원직 상실

악법도 법이다, 끝내 울어버린 서청원

애초부터 웃기지도 않는 짓이 시작됐습니다.

참주인연합이라는 정당을 기억하세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 있었던 정당입니다. 물론 원외 정당이었는데 뜬금없이 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선미 의원이 무슨 생각으론지 갑자기 탈당해 이리로 갑니다. 그리고 원내 정당이 됐는데 다음해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친박연대로 이름을 바꿉니다. 말하자면 헌 당을 친박연대에서 꿔간 것이죠? 제가 이 과정에서 돈이 어떻게 오갔는지 전혀 알 길이 없으니 거래라고 할 수는 없고 꿔갔다고 표현했는데 그 조건이 뭐였는지는 모를 일이죠.

아무리 나라 꼴이 코미디어도 그렇지 그렇다고 해서 당 이름에 '친박연대'가 무슨 말입니까? 열린우리당이라는 이름에도 시비를 걸었던 사람들이 개 이름도 아니고 당이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을 가져다 붙였군요.

친박연대라는 당이 탄생한 것은 결국 공천때문이었습니다. 한나라당에서 낙천한 사람들이 뭉쳤습니다. 이명박에게 버림받자 박근혜라는 깃발을 들고 모인 것입니다. 그냥 아무 것도 없이···. 그리고 지역구 6석과 전국구 8석을 합쳐 총 14석을 얻었습니다.

뭐 지역구는 인정하겠습니다. 각 지역에서 역할이 큰 정치인이 있을 수 있고 당과 관계 없이 주요 정치인이 당선되는 일은 드믄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비례대표 8석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당시 지지율이 한나라당, 민주당에 이어 3위입니다. 민노당은 물론 선진당까지 제친 수치입니다.

비례대표라 함은 지지하는 정당을 찍는 것입니다. 지지하는 정당이라 함은 당원과 정강이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친박연대는 둘 다 자신들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애초 민주당 성향에 가까운 참주인연합이라는 정당을 꿔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정당을 지지해서 준 표에 대해서는 유권자를 욕해야 할까요 정당을 욕해야 할까요?

결국 지역구 당선자들은 모두 친박연대를 떠났습니다. 그 중에 3명은 국회의원직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의원직은 이제 채워지지도 않습니다. 보궐선거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친박연대에는 이제 표방할 정강도 없고 추진할 정책도 없고 구심점도 없이 그냥 국회의원 5명이 남은 것입니다.

이들은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까요?

한숨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들에게 나가는 세비가 아까운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하지 않는,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 아쉬운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의 역할은 무한히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부의 감시자 역할입니다. 주요 국가 정책들이 빈틈 없이 잘 추진되고 있는지 들여다 봐야 합니다. 또 스스로 법안을 발의하지는 않아도 주요 법안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고 예산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소속도 구심점도 없는 이들이 그런 역할을 할까요.

더욱더 큰 문제는 이들의 가슴에 붙어 있는 금배지입니다. 저 금배지는 힘이 무진장 셉니다. 때문에 자신은 가만히 있으려 해도 그 금배지의 힘을 아는 사람들은 그 힘을 얻어먹기 위해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 눈에는 저 국회의원들이 그 금배지의 힘을 적절히 누르며 컨트롤할 내공이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원내 일로 바쁘기라도 하면 괜찮을텐데 한가하기까지 하니 불나방들은 얼마나 끓겠습니까.

애초부터 이런 상황은 충분히 예견됐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그렇게 많은 당선자(특히 비례대표)를 낼 것이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유권자들은 기대 이하의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작 박은 말이 없습니다. 아무 책임도 없고 혼자 오롯한 공주입니다. 자신은 당을 만들라 한 일도 없었을 테고 당을 책임질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저 고삐리들이 만든 연예인 팬 클럽도 문제가 되면 연예인이 직접 나서서 발언을 합니다. 책임까지 질 순 없겠지만 책임있는 한마디는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는 이런 선거가 반복돼서는 안되겠습니다.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고 나라 위해서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그냥 '이놈이 싫으니 저 놈을 찍어버리자'는 식의 투표는 많은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기권도 안 됩니다. 국민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임금을 올려 경제를 살리자



온 세상이 미국발 경제위기로 죽을 지경이랍니다. 더불어 서민들에게는 취업난이 가계를 휘청거리게 만들 지경입니다. 기업들은 아예 인력을 뽑지 않거나 저임금 구조로 개편하는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 세상에서 모든 노동자들이 임금을 삭감당하는 줄 알았는데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임금이 줄어든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군요.

OECD 단위 노동비용 증감 추이

남들은 다 작년 대비 3~6% 정도 오르는데 우리나라만 4%가 줄었군요.

과거 오직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외쳐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기술력도 부족했기 때문에 무조건 가격경쟁력이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땅값도 비싼 나라에서 가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인건비 절약이었습니다. 노동자를 쥐어 짜서 물건을 싸게 만들고 그것을 선진국에 가서 팔았습니다.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농산물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렸습니다. 농촌의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몰려들었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임금은 더욱 떨어졌습니다. 동시에 값싼 농산물 가격은 도시 노동자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나라 경제가 일어섰습니다. 정주영이 잘 한 것도 아니고 이병철이 잘 한 것도 아니고 박정희가 잘 한 것도 아닙니다. 바로 우리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다져 올린 우리나라의 경제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노동자 피눈물로 세운 것

그런데 하루 아침에 무너졌습니다. 그것이 바로 IMF입니다. 남들만 바라보고 산업을 쌓아 올렸다가는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는 교훈을 가르쳐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위정자들은 그 진상은 애써 외면하고 돈 꿔준 깡드시의 말만 들었습니다.

허긴 고리사채 꿔준 사람들이 빚 갚으라며 정상적인 방법을 말해 줄 리가 없는 법입니다. 일단 급전 내서 자기들 이자 맞춰 가기가 급한 것입니다.

다시 세계 금융위기랍니다.

이제는 무엇보다 국내 경기를 살려 해외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한 우리의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다 수출로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인구가 4000만이면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큰 나라들만 바라봐왔습니다. 세상에는 미국, 중국, 일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나보다 인구도 많고 잘 사는 나라는 이외에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정도가 고작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작지만 더 잘 사는 나라는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덴마크, 캐나다 등 많습니다.

모두들 나름대로 살 길을 찾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나라가 수출만으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국내 시장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임금을 높이고 다른 생산비를 낮춰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제품에는 인건비에 비해 너무 많은 땅값이 포함됐습니다. 우선 이를 대폭 끌어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금융비용도 줄여야 합니다. 돈이 회사나 부자들에게로 도는 것이 아니라 월급쟁이들에게도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부자들에게 간 돈은 선순환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사람이 쓸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돈이 넘치는 사람은 다 쓰지 못하고 쌓이게 됩니다. 과거에는 한 사람에게 돈이 쌓이도록 해서 큰 돈을 만들어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이제는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는 시대는 아닙니다. 투자보다 소비를 진작해서 시장을 늘려야 할 때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에게 돈이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임금을 올려서 시장을 키우자

또 하나는 중소기업을 진작하는 일입니다. 이제부터는 대량생산된 물건보다 개인에게 딱 맞는 맞춤형 고급 상품이 각광받는 시대가 옵니다. 이들을 우리 경제의 중심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이렇게 맞춤생산된 제품에는 적절한 가격을 매겨주는데 사회적으로 후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도 있어야 합니다.

또 국가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합니다. 과거 농민들을 도시로 불러 올려 국가 경제를 키웠다면 이제는 도시민을 적절히 고향으로 돌려 보내 취업난을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농산물 가격 인상과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도시민들도 이제는 경제력이 갖춰진만큼 더이상 농산물 가격 인상에 대해 너그럽게 수용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제품의 생산비용은 대부분 임대료와 은행 이자로 다 빠졌습니다. 때문에 땅 부자, 돈 부자들은 놀면서도 돈을 벌고 몸뚱아리밖에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평생 고생을 하고도 또 가난을 대물림해야 했습니다. 이제 이런 비용을 노동자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시장이 살고 산업이 살고 나라가 살 수 있습니다. 또 다시 임금을 아껴 가격경쟁력을 얘기해서는 더이상 이 땅에 밝은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은 하재근 블로그의 OECD에서 한국 노동자만 임금 줄어들어에 대한 트랙백으로 쓴 글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랑초와 콩나무





우리집 베란다에 사랑초가 활짝 피었습니다. 그동안 키우던 나무나 꽃들이 대부분 잘 자라지 않아 많이 속상했었는데 잘 자라는데다가 꽃까지 피우니 기분이 좋습니다.

사랑초는 신기하게도 밤이 돼면 마치 나비가 내려앉은 것처럼 소복이 이파리를 접었다가 햇볕이 비치면 다시 날개를 펼칩니다.



사랑초의 꽃은 수줍은 꼬마처럼 이파리들 틈에 숨어서 다소곳이 피어납니다.



요것은 이웃집 아줌마가 지난 식목일에 00마트에 갔다가 받아다며 한 개 준 무슨 콩나무입니다. 생각보다 훨씬 잘 자라서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옮겨 심은 후 한동안 몸살을 앓는지 꿈쩍을 안하더니 며칠 전부터는 다시 이파리가 피어납니다.

아래쪽에 하늘하늘거리는 것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녀석이 가져온 것입니다. 아들도 식목일에 심은 것이라는데 상추인가 봅니다.

애초 아주 작은 화분에 여러개가 심겨 있었는에 웃자라는 것 같아서 제일 실한 놈으로 몇개를 골라 콩나무 아래에 심어 줬습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양팀 한 경기 최다 득점, 안타 40개에 홈런도 11개, LG-히어로즈전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여덟시 반까지 중계 상황을 봤습니다. 이미 승부는 결정적이었고 더 이상 본다는 것이 무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스포츠 뉴스를 보는데 스코어는 17대 13, 아직도 7회초. 헉! LG가 또 미쳤군. 얼른 컴퓨터를 켜고 아프리카를 실행했습니다.

경기는 가관이었습니다. 양팀은 그 후로도 LG가 5점, 히어로즈가 4점을 더 냈습니다.

9회말.
22 : 16, 엘지가 6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고 볼 수 있었지만 김재박은 우규민을 올렸습니다.

'그래, 깔끔하게 끝내자.'

하지만 우규민은 야구의 재미를 아는 친구였습니다. 일단 두 타자를 깔끔하게 잡고 마지막 타자 투 스트라이크까지 깔끔하게 올리고 뒤 ··· 아직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기록들이 다 깨지지 않은 것입니다. 한 경기 최다 득점도 역대 타이, 한 경기 최다 안타는 하나 부족한 상황···. 나도 아쉬웠습니다. '질러라!'

질렀습니다.

2루타. 또 안타.

만세. 최다 득점과 최다 안타가 동시에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고 그냥 끝내면 꼭 짜고 하는 것 같으니까··· 2루타에 볼넷까지··· 그냥 한두 점 주는 것은 상관 없는데, 상황은 아무도 책임 못지는 만루. 타자는 거대한 부름바. 에라! 홈런을 맞아도 아직 한 점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휴~~ 다행이다.



그 사이 한 경기 관련 기록은 웬만한 것은 다 깨졌습니다. 한 경기 최다 득점, 한 경기 최다 안타 등등등···.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이날 양팀이 뽑은 39점은 한국 프로야구 28년 역사에서 한 경기 최다 점수랍니다. 종전 기록은 1995년, 롯데가 삼성을 24-14로 눌렀을 때 나온 38점입니다.

양팀은 또 안타 40개(LG 25개, 히어로즈 15개)를 합작, 역대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종전 기록은 1992년, 롯데(18개)-삼성(21개)전 등 두 차례 작성된 39개였습니다. 하필이면 둘 다 롯데 삼성전이었군요.

또 LG가 47루타, 히어로즈가 37루타를 기록, 84루타로 역대 한 경기 최다루타(종전 75루타) 기록도 가볍게 새로 썼고LG가 홈런 6방, 히어로즈가 5방을 날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 기록도 세웠습니다.

홈런 관련 기록은 더 있습니다. 이날 LG는 1점부터 만루포까지 모두 때려 역대 11번째로 팀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톱타자 박용택이 1회초 솔로홈런과 2회초 투런홈런을 터트렸으며 이진영은 6회초 3점홈런을 때려냈고 4번타자 페타지니는 7회초 만루홈런을 터뜨려 팀 사이클링 홈런을 완성시켰습니다. 통산 11번째 기록으로 흔치 앉은 기록인데 올해는 벌써 두 번째랍니다. 올해 첫 번째는 지난 4월30일, 청주에서 엘지가 한화에게 헌사한 것입니다.

박용택과 이진영은 각각 연타석 홈런을 쳤습니다. 6회초 홈런을 때린 이진영은 7회초 다음 타석에서 페타지니와 연속타자 홈런을 합작해냈습니다. 연속타자 홈런은 시즌 15호, 통산 601호이고 페나티지의 만루홈런은 시즌 13호이자 프로야구 통산 500번째 기록이랍니다.

점수가 많이 난 만큼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이날 경기는 오후 6시 30분 시작해 11시 9분 끝났습니다. 정규 이닝 경기로는 역대 두 번째로 긴 4시간 39분 간 벌어졌습니다.

아울러 4회만 빼고 매회 득점, 역대 한 경기 최다 이닝 득점 타이기록도 작성했다. 그것도 특이하게 0점 1회, 1점 1회, 2점 3회, 3점 2회, 4점 1회, 5점 1회로 이닝마다 0점에서 5점까지 골고루 얻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송지만은 혼자서 10루타, 7타점을 올렸습니다. 이 기록도 몇 손가락 안에 들 것 같습니다.

엘지에서는 김정민이 4안타로 가장 많은 안타를 쳤고 박용택, 페타지니, 이진영, 최동수, 권용관이 3안타를 쳤습니다. 타점은 페타지니와 이진영이 각각 5점을 올렸고 권용관이 4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아직 찾지 못한 기록들이 더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분들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이겨서 기분 좋습니다. 그것도 연패를 깨는 것이어서 더욱 좋습니다. 특히 각종 기록들이 깨지는 보는 것은 무척 기분좋은 일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도 비만 환자의 최후의 선택, 루와이 위 우회술


혹시 비만 수술에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까? 뚱뚱한 몸을 수술로 한 번에 쏙 빼고 싶으십니까?

이 루와이 수술은 적어도 그런 분들을 위한 수술은 아닙니다. 이 수술은 치료가 필요한 병적 비만을 위한 최후의 치료법입니다.

최근에는 비만으로 인해 건강으로 큰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냥 보기 싫은 정도가 아니라 삶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의학적으로 사람의 비만도는 BMI라는 수치로 표현합니다. BMI는 사람의 몸무게(kg)를 키(cm)의 제곱으로 나눈 것입니다.
BMI = 체중(kg) / 신장(m)²

예를 들어 키 170인 사람이 몸무게 60이라면 60/1.7^2으로 계산하면 20.76입니다. 의학적으로 매우 건강한 상태입니다.

BMI는
범 위 BMI(kg/㎡) 비만 등급 *관련질환의 발병위험성
저체중 <>   -
정상체중 18.5 ~ 24.9   -
과체중 25.0 ~ 29.9   증가
비만 30.0 ~ 34.9 I 높다
35.0 ~ 39.9 II 매우 높다
극단적인 비만 40.0 + III 극단적으로 높다
로 나눕니다.

몇 가지 수치를 대입해 보겠습니다.

남자들의 평균 키 172cm일 경우 54kg이면 18.2 저체중
74kg이면 25 과체중
89kg이면 30 비만
104kg이면 35.1고도비만
119kg이면 40.2

여자들의 평균 키 160cm일 경우 47kg이면 18.3 연예인 대부분은 저체중 아니면 거짓말
65kg이면 25.3 조심하세요
77kg이면 30
90kg이면 35.1
103kg이면 40.2

이렇습니다. 여기서 비만이라는 수준은 지나가다가 만나면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는 정도입니다. 그냥 보기에 좋지 않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의사들은 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을 경우 이 수술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 루와이 위 우회술은 말 그대로 위를 우회시키는 방법입니다.



위를 잘라서 아주 조금만 남기로 이를 그대로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소장의 중간부위로 내려가도록 직접 연결해 주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소장은 그대로 두어서 십이지장 등으로 들어오는 소화액이 흘러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소화기관이 Y자를 이루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불은 것입니다.

위는 얼마나 남길까요?
소주 한 잔 정도의 크기랍니다. 위는 쉽게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서 이것보다 조금만 더 크게 잘라도 수술 받은 사람이 조금만 음식 욕심을 자제하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위만 자르지 않고 복잡한 구조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미 먹은 음식도 소화 흡수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음식의 흡수는 소장에서 대부분 일어나는데 소장의 길이를 줄임으로써 흡수되는 양을 줄여 버리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흡수도 안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비만은 참 무서운 병입니다. 물론 과체중 정도야 걱정할 바는 아니지만 비만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정말 비만에 이르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수술대 위에 누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평생 밥 한 숟갈로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입양할 돈으로 친엄마를 지원하라



여러분은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그동안 막연히 '숭고한 봉사' 정도로 생각해 왔습니다. 여기에는 '마음으로 낳은 아기'라는 표어가 결정적으로 작용했구요. 하지만 그 이면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봅니다.

어렸을 적(초등학교 5학년때 쯤), 우리 집에는 한 여섯 살쯤 난 여자 아이가 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당시 미혼부에 의해 키워지다가 아빠가 술만 먹고 들어오면 아기에게 행패를 부려서 아기 조부모가 몰래 몰래 키우다가 도저히 키울 수아 없어서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 우리 이웃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집도 남의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유독 저의 어머니를 잘 따랐고 어머니도 인정에 이끌려서 그 아이를 데려다 키웠습니다. 우리 집은 두 형제로 당시로서는 식구가 매우 적은 편이어서 어머니는 내심 딸 삼아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었나 봅니다. 그때 그 아이에게는 '지훈'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고 이쁘게 키운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한 6개월 정도의 우리집 생활을 마치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인지, 어디로인지 떠났습니다. 저도 당시 나이가 어려서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아이의 친 조부모가 키우겠다고 해서 돌려보낸 것으로 막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채 30호도 되지 않는 작은 저희 마을에는 그녀 외에도 두 명의 입양 아이들이 더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가정 형편도 어려운 집이었지만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대를 잇겠다며 데려다 키운 경우였고 나머지 한 명은 여자아이였는데 집에는 아이들도 많았지만 무슨 이유로 키우게 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먼저 말한 남자 아이의 경우는 부모가 이미 나이가 많았고 누구를 키울 일반적인 수준 이하의 사고를 가진 집이었습니다. 물론 정상적인 교육도 시키지 못했고 초등학교를 마치자 친척집에 가서 기술을 배웠습니다.

여자 아이는 다른 형제들과 큰 차별 없이 자랐습니다. 그 집은 우리 동네에서도 제일 수재들의 집이었고 그 여자 아이는 전문대까지 다녔습니다.

그들은 지금 모두 서른 안팎의 성인으로 자랐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풍문에 따르면 어렵게 자란 아들은 지금도 나름대로 아들로서 역할도 하고 부족한대로 효도도 한다는 것입니다. 왠지 전해지는 얘기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비교적 넉넉하게(그것도 우리 동네 수준 범위에서이지만) 자란 여자 아이는 그렇지 못하고 나름 부모 속을 많이 썪힌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벌써 30년 전, 그들이 태어날 때만 해도 그렇게 시골에서는 아이들을 키울 수 없어서 남의 손을 빌려 키워야 했던 사연이 적지 않았나 봅니다.

우연히 한겨레 21의 실린 기사를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서 생후 6개월만에 미국으로 입양된 후 지금은 모국으로 돌아와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쓴 글입니다.

아기 살 돈으로 친엄마를 지원하라

내용은 이렇습니다.



입양은 자선이 아니라 사업이다. 미국인 부부가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아이를 입양하는데 드는 비용은 2만5천여 달러. 우리 돈으로 3200만원에 이른다.

미국의 입양 부모들은 한국 아이들이 친부모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도울 만큼 재정적으로 충분한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데려오기만 한다.

입양 기관들은 미혼모 시설과 관련을 맺어서 아기들이 곧장 친엄마의 품에서 입양 가정으로 옮겨지도록 한다. 오늘날에는 이런 행위를 '합법적인 어린이 유괴'로 부른다.

입양은 의학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입양 아동은 자신의 유전학적 과거를 알지 못해 가족 병력에 대한 간단한 답변도 할 수 없고 백혈병 같은 질환을 앓는 입양 아동은 자신에게 적합한 골수 기증자를 찾을 수 없어 사망할 수도 있다.

유럽에서는 입양 자체가 거의 없는데, 정부가 직접 미혼모를 포함한 엄마들에게 자신의 아이를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입양은 사랑에 기초한 행동이 될 수 있긴 하지만, 입양의 첫 단계는 엄마와 아이를 분리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이의 정체성을 없애지 않고 (즉, 친부모의 존재를 알도록 하면서) 입양하는 가정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이모·삼촌·조부모 등이 보살피도록 이들 친족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 등도 국제 입양이나 국내 '비밀' 입양보다는 훨씬 나은 대안이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글쓰기는 부질없는 짓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밤을 새워가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또 그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은 또 '내가 밤을 세워가며 이게 뭔 짓인가?'하고 고민할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003년 10월이군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5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저는 1300개 정도의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정말 심혈을 기울여 자료를 찾아보며 쓴 글도 있고 그냥 간단히 누군가가 써 놓은 글을 정보삼아 펌질한 것도 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글을 썼을까요?

저 는 주장이 매우 강한 편이라 어떤 자리에서도 의견을 분명히 밝히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또 많은 경우에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에는 특히 마음 속에 왠지 모를 분함 같은 것이 남아 있는데 그럴 때는 꼭 글로서라도 기록을 남겨두고 싶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들은 정리가 다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글을 쓰다보면 편집이 필요한 경우가 반드시 생기는데 그럴 때는 다시 옮겨 쓰는 일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몇 자 써보다가 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워드프로세서가 일반화되고 난 뒤에야 맘 놓고 글이라는 것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로그가 있기 전, 내가 쓴 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지만 이조차도 영 의미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기껏 써놓은 글은 하드디스크와 함께 세월 속으로 사라지기 일쑤였고 그마저도 아무도 읽어주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자기 만족에 그치는 일이죠.

아 마도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와 밤을 새워 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논쟁을 해본 일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아니고 단 한사람을 위해서 말입니다. 어떨 때는 말이 먹히지 않으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책상을 내려치게도 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의견을 펼치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은 내 삶의 가치와 연관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물론 내 학식이나 연구가 뛰어나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피력할 기회를 얻는다면 세상에 그만큼 기쁜 일이 있겠습니까마는 단 한 사람만 내가 쓴 글을 찬찬히 읽어 준다면, 거기다가 공감이라도 표해 준다면 그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오직 한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밤을 세워본 일이 있으세요?

블 로그 가치 논쟁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생각한 것만큼 방문자들이 많지 않고 구글 애드센스 등을 통한 광고 수익도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칠때, 나는 밤새 고민고민하며 썼지만 덧글이 하나 달리지 않거나 악플이라도 달리는 날에는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솟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친구야 너도 블로그를 시작해라(뉴욕에서 의사하기)


하 지만 저는 가끔 그런 경험을 합니다. 친구와 밤새 수다를 떨고 나면 오히려 내 생각이 더욱 분명해지고 막연했던 것이 구체화되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은 글을 쓸 때 더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글 을 쓸때는 말을 할 때와 달리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분명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이나 위키백과 등을 통해 내용을 확인합니다. 나아가 글의 기승전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내 생각도 차곡차곡 정리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렇게 쓰여진 글이 인터넷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누군가가 짧은 덧글이라도 남겨주면 이 얼마나 기쁜 일이겠습니까.

논어에 보면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면 군자다라는 말이 나옵니다(人不知不慍 不亦君子乎). 그만큼 사람들은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고 또 그만큼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세상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 한 뼘을 마련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은 Nihilism for blogging이라는 포스트에 대한 트랙백으로 쓴 것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충주호 유람선에서 바라본 풍경

충주호 유람선에서 찍은 사진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날씨가 조금 우중충하고 빛의 방향이 맞지 않아 사진들이 대체로 우중충한 분위기입니다.

현장에 가셔서 직접 구경하시면 절경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온가족이 함께 한 단양 여행







어머니 환갑을 기념해 조촐하게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날은 어버이날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다는 이유로 가슴에 꽃 한 번 못 달아드린 마음의 빚이 작지 않거든요.

애초 해외여행에서 시작해 국내 여행, 2박3일에서 1박2일로 줄고 말았지만 나름대로 재밌는 여행이 됐습니다.

처음 계획은 부산에서 1박을 하고 남해안 일대를 구경한 후 통영에서 또 1박 후 지리산 자락을 지나 서울로 올라오는 구간을 계획했었습니다.

부산에서 무주까지 2일


하지만 갑작스런 사정으로 1박2일로 기간을 단축하고 급하게 단양 콘도를 예약하고 준비되지 않은 여행을 떠났습니다.

단양지역이야 이미 여러번 다닌 코스로 제겐 너무나도 익숙한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한 여행은 또 다른 의미를 주었습니다.



어머니와 외할머니입니다. 점심을 먹고 나온 식당 앞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일찍 남편은 여의고 서로 기대어 사십니다. 만날 티격태격하지만 오랫동안 다져온 서로에 대한 믿음의 두께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제 아들이 가져온 카네이션을 나눠 달아드렸습니다.

아들에게서 받은 카네이션

저희가 점심은 먹은 자연식당은 한 3년여 전 우연히 알게된 곳으로 벌써 여러번째 일부러 찾아가 점심을 먹곤 합니다.

충주에서 3번 국도를 타고 수안보 방향으로 산자락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괴산 방면에서 오는 작은 지방도와 만나게 되는데 그 사거리 바로 한 구석에 있습니다.

메뉴는 정식과 갈비, 장어구이 등인데 20여가지의 각종 나물과 반찬이 나옵니다. 남도지방에서 먹는 푸짐함을 그대로 느끼면서도 맛은 또 색다르다든 것은 느낄 수 있습니다. 값은 1만원에서 2만원 사이입니다.



형들 가족과 우리 가족까지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충주호 유람선에서 할머니가 자세를 잡으셨습니다.

장회나루에서 탄 유람선은 한 시간여에 걸쳐 제비봉에서 시작해 구담봉, 옥순봉 등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할머니는 내년 9순을 앞두고도 아직 정정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시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다만 다리가 편찮으셔서 많이 걸을 수 없어 안타깝게도 가볼 수 없는 곳들도 많습니다.



형네 가족이 배경으로 삼은 도담삼봉입니다. 도담삼봉은 단연 단양 여행의 백미입니다. 다 함께 유람선을 타고 싶었지만 관람객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모터보트를 탔습니다. 짧은 순간에 모든 것은 끝나고 말았지만 짜릿함은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소백산 관광 목장에 찾아가 고기를 구워 먹고 아쉬운 여행을 마감했습니다.

소백산 관광목장은 단양에서 예천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있는데 소고기를 부위별로 푸줏간에서 사다가 식당에서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바닷가에 가면 회를 떠다가 식당에서 먹는 방식과 비슷했습니다.

고기 값은 등심이 100g에 7000원 정도로 저렴했으며 식당에서는 1인당 2000원을 별도로 받았습니다. 맛은 그냥 먹을만했습니다.

앞에 운동장이 있어서 족구를 할 수 있었고 우리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방갈로도 있었습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무승부 패전 처리, 결국 패전만 조장








며칠 전 어버이날, SK와 히어로즈의 야구경기를 TV 중계를 통해 지켜 봤습니다. 경기 결과는 연장 12회 무승부. 결과적으로 양팀 모두 패배를 안았습니다.

올해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예년에 비해 바뀐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무승부 규정입니다. 과거에는 보통 무승부를 절반의 승부로 기록해 왔는데 지난해에는 끝장 승부로 무승부 자체가 없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을 지나치게 혹사시킨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12회 셧다운을 도입하면서 무승부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무승부를 패로 처리하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무승부 줄이기 위해 패전으로 처리

그런데 이날, 결국 무승부로 끝날 것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드는 가운데 진행되는 연장전을 보면서 '무승부를 패전으로 처리하면 무승부가 줄어든다'는 명제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런 의문의 시작은 투수 운영에서 비롯됐습니다.

연장전이 시작되기 이전 이미 양팀은 전력을 다했을 것입니다. 물론 비기기보다는 어쨌든 한 점을 더 내서 이기고 싶었겠지만 결국 연장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장전이 시작됐을 때 과연 어떤 투수를 투입하는 것이 옳은 판단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국 투수 기용에는 승부에 대한 감독의 판단이 개입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좋은 투수를 기용하면 패배는 안하겠지만 승리를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투수가 아주 잘 던져서 12회까지 0점으로 막을 수는 있지만 타자가 점수를 뽑아주지 않는 한 그것이 그대로 승리가 되지는 못합니다. 물론 타자들이 점수를 잘 내주면 다행이지만 자칫 투수가 1점만 먼저 내 주는 날엔 그대로 패전입니다. 선발투수처럼 조절해가면서 던질 수가 없습니다.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듯 5km를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운동장에서 내 뒤통수를 치고 도망가는 친구를 쫓아본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미리 나쁜 투수른 내보낸다면,
가장 쉽습니다. 동점이 돼도 패배인데 얼른 지고 일찍 들어가서 쉬면 차라리 내일 경기에라도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나쁜 투수가 괴력을 발휘해 잘 막아내고 타자들은 공격을 잘 해 1점이라도 뽑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게임을 포기했다는 비난입니다. 언론과 관객 모두 가만히 있지 않은 것입니다. 동점에서 패전처리를 하는데 감독인들 기분이 좋겠습니까.

좋은 투수가 승리를 만들지는 못한다

그럼 결국은 그렇고 그런 투수를 내보내 잘 해서 이기면 좋고 지면 할 수 없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먼저 공격을 하는 팀(원정팀)이 먼저 1점이라도 뽑을 경우, 그 땐 타자들 조차도 헛심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한 이닝에 두 점을 뽑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상대편은 최고의 투수로 악착같이 막으려고 들 것입니다. 억지로라도 한 점을 뽑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동점이면 어차피 패전인데 뭐하러 그런 힘은 쓰겠습니까.

결국 무승부를 하지 말라고 만들 제도가 '얼른 져'라고 만든 제도가 돼 버렸습니다.

무승부 막으려다 패배만 조장

고등학교 시절, 영어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매일 숙제를 내 줍니다. A4용지 두 장 분량을 외어 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내서 단 1초 이내에 즉각적으로 대답하지 못하면 그대로 'OUT!' 그리고 허벅지를 한 대씩 맞았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문제 맞추기를 계속 해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만 'Sit Down!'. 80%의 학생들은 그대로 'OUT!'.

물론 처음에는 열심히 해 보았지만 나중에는 그냥 맞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제 영어 울렁증은 그때 시작됐습니다. 중학교때까지는 영어도 다른 과목과 크게 다르지 않았었거든요. 하지만 그 때부터는 포기가 쉽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차피 맞을 것 그냥 맞자

모든 제도는 생각처럼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항상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시행 도중에도 역효과를 내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누구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을 설득시킬 수는 없다'며 애초에 소통을 막아버리면 결국 이 나라에는 대운하가 뚫리는 것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윈도 7 RC를 깔다
















저도 드디어 윈도 7 RC를 깔았습니다.

애초에 윈도 7 베타를 깔면서 뻘짓을 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나의 좌충우돌 윈도 7 설치기

윈도 7을 깔면서 사용 종료시간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적쟎이 불안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5월 3일 마소로부터 순 영어로만 돼 있는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Announcing Windows 7 Release Candidate

영어 울렁증을 누르면서 천천히 읽어 보았습니다. 대충 보아하니 윈도 7의 새로운 버전을 배포한다는 뜻인 것을 알겠더군요. 그러면서 링크를 따라 가라고 했는데 아무리 눌러도 예전 버전만 받을 수 있고 새 버전은 없더군요. 그래서 검색을 해 봤더니 5월 5일이나 돼야 배포를 한다는 포스팅들을 볼 수 있더군요. 잠깐 찐한 짜증이 밀려 왔지만 영어로 답장을 보낼 능력도 돼지 않가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다시 링크를 따라가 보니 역시 윈도 7 RC버전을 받을 수 있더군요.

윈도 7 RC 다운받기

컴퓨터는 64bit인데 깔 수가 없다

도대체 64bit 버전을 깔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어쩔 수 없이 32비트 버전을 깔았습니다. 아무리 검색을 해 보아도 64비트 버전과 32비트 버전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잘 찾을 수가 없더군요.

얼른 데몬툴을 다운받고 얹어서 인스톨은 시작했습니다.

데몬툴은 까는데 엉뚱하게도 윈도 7에서는 쓸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안내가 뜨더군요. 언뜻 고민이 생겼지만 데몬툴 홈페이지에 보니 분명히 쓸 수 있다고 돼 있길래 그냥 쌩깠습니다.

프로그램을 다시 까는 과정은 약 50분 정도 걸렸습니다. 다운받은 시간 보다도 오히려 적게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선 불여우를 다운 받아서 깔고 이미 올려 놓은 제 블로그의 포스팅들을 찾아서 애드온들을 설치했습니다.

즐겨쓰는 애드온-파이어제스처

내가 쓰는 불여우 애드온 2. 애드블럭 플러스(Adblock Plus)
내가 쓰는 불여우 애드온 3. 우리말 도우미
천지불인: 내가 쓰는 불여우 애드온 4. 검색엔진 추가(Add to Search Bar)
내가 쓰는 불여우 애드온 5. FastDic(빠른 사전 검색)
천지불인: 내가 쓰는 불여우 애드온 6. 크롬 패키지(Chrome Package)

애초 다시 깔면서 프로그램이 다 날아갈 것을 모른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즐겨찾기 등록해 놓은 것들이 모두 날라갔습니다. 물론 쓰면서 다시 하나씩 등록하면 되지만 제가 이용하는 사이트들 대부분을 모두 원 클릭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또 가는 곳마다 자꾸 플러그인을 설치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설치하기를 누르면 Adobe Flash Player을 설치한다고 하는데 결국 사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그리고 수동설치를 누르면 Adobe 홈페이지로 가는데 여기서도 설치가 않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군요.

지난번 설치때는 어떻게 이 문제가 해결됐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새로운 버전을 설치했다고 해서 크게 나아져 보이는 것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다만 부팅될 때 창이 아주 예쁘게 꾸며졌다는 것이 차이라면 큰 차이입니다. 또 아직 한글 패치를 구하지 못해서 메뉴들이 영어로 돼 있다는 것은 또 큰 불편함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번 버전은 내년 6월 1일까지 쓸 수 있고 내년 3월 1일 이후에는 대 두 시간마다 재부팅된다고 하는군요.

지금 다시 보니 아주 작은 차이 하나가 있군요. 그동안 창 우측 하단에 테스트 목적으로만 사용하라던 문구가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고 평가판이라는 새 문구가 생겼고 웹 브라우저 등 각종 프로그램 우측 상단에 피드백 보내기도 사라졌네요.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들에게서 받은 카네이션



유치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어버이날이라고 카네이션을 만들어 왔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아들로부터 카네이션을 받고 보니 또 묵직한 책임감이 전해 옵니다.



어린 시절 저희 고향에서는 어버이날은 일년 중 가장 큰 기념일 중 하나였고 온 동네 어를들은 모두 가슴에 빨간 꽃을 달고 하루 종일 요란하게 놀고 떠들었습니다.

마을 회관에 모들 동세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 부르면서 춤추는 유일한 그 날이었습니다.

도시에서 어버이날은 쉬지도 않는 그런 평범도 못한 하루지만 어버이는 시골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들 녀석이 만들어준 카네이션은 마침 환갑을 맞아 겸사겸사 해서 올라온 어머니 가슴에 달아드려야겠습니다.

그동안 서울 산다는 이유로 남들 다 다는 그 빨간 꽃을 한 번 달아드리지 못한 지난 20여년의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까요?

세상 모든 어버이들··· 힘 드시더라도 모두 꿋꿋하시길 빌겠습니다. 더불어 내일의 새싹들이 곱게 자랄 수 있도록 더욱 애써주시길 바랍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운하는 안되고 4대강 살리기는 괜찮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기어이 대운하 건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백성들은 대운하가 아니라면 4대강 살리기 정도는 괜찮다는 의견인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 살리겠다며 추진하는 것인데 한 번 믿어보자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대운하와 4대강 살리기는 같은 것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운하와 4대강 살리기는 이름만 다른, 사실상 똑같은 국토 뒤엎기 공사라는 것을 알고도 눈감는 것 같습니다. 마치 모든 사람들이 시장의 우상(베이컨 4대 우상론)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대운하와 4대강 살리기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정부는 터미널과 갑문이 없어 배가 다닐 수 없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4대강 살리기로는 배가 다닐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배가 다닐 수 없는 대운하를 파겠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

배가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백산 줄기를 자를 필요가 없습니다. 엄청난 토목공사가 하나는 줄어드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강 줄기 따라 여기 저기에 터미널 설치를 안하게 됩니다. 덕분에 큰 손들의 투기가 지방까지 널리 퍼지는 바람은 막을 수 있겠군요. 또 하나 공사비에서 다리 재건에 드는 비용은 줄일 수 있겠군요.

더불어 배가 침몰한다던가 하는 이유로 물 오염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도 큰 다행이군요.

그러나 사실은 공사 이유 자체가 사라졌다

정부는 애초부터 경제성을 이유로 대운하를 주장해 왔습니다. 배가 다니면서 벌어들일 돈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충분히 할 만한 투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배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배도 못 다니는데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면 그 댓가는 어디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애초에 주장했던 고조 판매로 사업비를 충당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도 쏙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습니다. 경제성에 대한 이유는 사라지고 갑자기 환경을 살리기 우한 것이랍니다. 그리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지방 경제를 살리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돈이 바로 추경예산입니다.

애초 대운하 주장에서 배가 다님으로 해서 벌어들이겠다는 돈은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모두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골조 채취를 통해서 충당하겠다던 사업비도 공중으로 사라졌습니다. 물론 이조차도 말도 안 되는 주장인 것이 확인된 것이 다행이지만 이젠 그 경제성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운하 사업이 그 자체로도 말도 안되는 사업이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핵심인 배가 다니는 기능을 빼고도 그 사업이 실행될 수 있는 것은 여론을 무시할 수 있는 독재권력이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살리기로 4대강이 살아나나?

대운하 주장을 반대하던 사람들이 경제성이 없다고만 대운하를 반대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환경 재앙을 우려했습니다. 당시 우려했던 환경 재앙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몇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중보는 물의 흐름을 차단시켜 수질오염을 가중시킨다.
  • 하상준설은 하천생태계 교란과 수질오염을 가중시킨다.
  • 하상준설은 지하수위 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 하상준설은 대규모 토사유출을 유발한다.
  • 경부운하는 홍수 피해를 가중시킨다.


배가 다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는 환경문제들입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라는 사업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목적들과 정 반대 위치에 있는 문제들입니다.

지방 경제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는데···

지방에 가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면 지방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래서 관련 지방 사람들은 이것이 독배인줄 알면서도 동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만금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방에 가서 그냥 한 사람당 얼마씩 나눠주는 것보다도 못한 사업입니다. 그냥 직접 돈으로 줘도 달성될 목적을 어렵게 땅까지 파가면서, 환경까지 헤쳐가면서 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대운하가 호남에도 간다?

대운하를 계획했던 사람들은 참으로 정치적으로 똑똑한 사람들입니다. 애초 경부운하에서 호남지방 소외로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 같으니까 얼른 영산강과 금강을 포함시키는 순발력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시면 쉽게 아실 것입니다. 어차피 영산강과 금강은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대운하와 연결될 수가 없습니다. 설령 금강이 대운하와 연결된다고 해도 군산에서 배를 타고 공주, 청주를 거쳐 여주로 연결되면 무슨 득이 있겠습니까?

경제살리기 추경은 미래 산업을 위한 사회 기반 확보에 써야

애초 골조 팔아서 하겠다던 사업을 대대적인 추경예산을 확보해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손해입니다. 확보된 추경예산은 미래 산업을 위해 쓰여야 합니다. 우리가 미래에 어떤 산업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위해 투자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돈도 풀고 기반 시설도 확보하는 것입니다. IMF 때는 미래산업으로 '정보 산업'을 선택했고 이를 위해 대규모의 사업을 벌였습니다. 이에 대한 과실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가 따먹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선투자가 필요한 미래 산업은 무엇일까요.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실버산업이고 복지산업, 환경산업입니다.

특히 지방에서는 엄청난 노령인구로 인해 앞으로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복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의료, 복지시설을 확충하고 관련 종사자들을 교육시켜야 합니다.

도심에는 환경이 강조돼야 할 때입니다.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도시민들의 삶이 조금은 콘크리트 벽 속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청계천 복개 사업도 지금쯤 했으면 아주 좋았을 사업입니다. 또 세운상가 녹지화도 서둘렀으면 합니다.

강 수질 개선, 환경 개선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강물을 개선하고 환경을 살리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애초에 없습니다. 문제는 환경을 개선하는데 반환경적으로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환경 문제는 환경 문제로만 접근해야 합니다. 자꾸 가당치도 않은 경제문제를 결부시키려고 하니 배가 산으로 가는 것입니다. 물길을 사람의 힘으로 자꾸 가두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면 환경은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물길로 흘러드는 오폐수를 제대로 통제하면 될 것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LG, 이제 상위권을 노린다


엘지가 2일 승리로 드디어 4강에 올랐습니다. 다만 올해의 독특한 승률 계산 방식으로 5할 승률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밍실상부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입니다.


올 시즌이 시작된지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지났지만 지난해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그냥 해보다가 이기면 좋고 지면 말고 하는 게임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기다가도 어쩔 때는 '상대방이 저렇게 죽자고 덤비는데 사람이 어떻게 독하게 구냐? 하루 이틀 볼 사이도 아닌데···'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올해는 달라졌습니다. 지는 게임에서도 악착같이 이길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고 이기는 게임에서도 냉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4월 초반 7~8위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였는데 승수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쌓아 올리더니 1달만에 절반의 승리를 차지한 것입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6승 4패가 눈에 띱니다. 수연승을 뚝딱 해치운 것보다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간 느낌입니다. 1위와도 겨우 4게임차.


팀 공격력(팀 타율 기준)은 팀 순위와 같은 4위입니다. 홈런도 예년에 거의 꼴찌 수준에서 맴돌았던 것을 생각하면 구장을 줄인 덕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장타력이 늘었다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이진영, 정성훈 두 FA와 페타지니의 활약이 눈에 띱니다. 게다가 최근 복귀한 박용택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아직 규정 타석이 차지 않아 쉽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예전의 겉멋만 든 박용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화려한 박용택 선수의 성적

삼진은 가장 조금 당하면서 볼넷은 두 번째로 많아 선수들이 그만큼 집중력을 갖고 야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삼진과 볼넷은 실력보다는 집중력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포수, 2루수, 유격수도 공격도 하는 포지션이라는 것을 빨리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도루가 전형적인 안 뛰는 팀 한화, 롯데에 이어 꼴찌에서 3위인데 이대형, 박용택 선수가 분발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팀방어율 5.64의 수비력은 큰 걱정거리입니다.



LG 투수 하면 떠오르는 믿을만한 투수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에겐 WBC 스타 봉중근이 방어율 2.70으로 활약하고 있긴 하지만 승수 쌓기와는 또 인연이 멀어 보입니다. 그 외에는 심수창이 있는데 얼마 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줘 놓고 노심초사 하면서 불지르는 마무리들을 지켜보는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믿을 수 없는 마무리 우규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두 경기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우리의 먹튀 박명환이 재활에 성공하고 있다는 뉴스가 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또 지난해 그나마 LG를 지켜준 단 하나의 위안 옥스프링이 빨리 돌아와야 상위팀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책은 20개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페타지니의 실책이 자주 보여 조금 걱정됩니다.

지난 4웠 LG가 보여준 야구는 4위라는 순위 이상으로 팬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줬습니다. 무엇보다 질 때 지더라도 끝까지 기대하면서 야구를 볼 수 있게 하는 끈질긴 모습을 선사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주위 사람들로부터 "더이상 상처받지 말고 다른 팀으로 전향하라"는 비아냥거림은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쌍둥이가 돼 주길 빌겠습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