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로의 숨겨진 기능




 
니로에만 있는 기능은 아니지만 소소한 편안함을 주는 기능들을 소개합니다. 니로 중에도 트림이나 옵션에 따라 없을 수도 있습니다.
 
16년 넘은 차를 타다가 새로 니로를 장만하면서 편해졌다고 느끼게 해주는 기능 위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메모리시트, 이지 억세스
부부가 번갈아가며 운전하는 차엔 그야말로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예전 타를 탈 때는 운전석과 룸 밀러를 반드시 재조정해주어야 했습니다. 사이드 미러는 매번 조정하기 번거로우니 그대로 두고 운전합니다. 영 안 보일 땐 상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보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메모리시트가 되니 아주 편합니다.
 
아내는 1, 저는 2번에 등록해 놓았습니다. 운전자가 바뀌면 버튼 한 번만 눌러주면 됩니다.
 
1번 세트와 2번 세트 간 변경될 때는 그 폭이 아주 큽니다. 마치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또 거기에 맞추어 사이드미러도 함께 변경됩니다. 그리고 의외였던 것은 룸 미러와 스티어링 휠 높이는 시트 포지션을 맞추니 재조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맞았습니다.
 
이지 억세스는 문이 열리면 운전자가 타기 쉽게 시트를 뒤로 빼주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편함보다는 자부심을 높여줍니다. 차로부터 배려 받는 느낌. 그게 없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지만 있으니 뿌듯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옆에 탈 때는 그 뿌듯함이 더합니다.
 
스티어링 휠은 틸트와 텔레스코픽이 모두 되지만 전동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 맞추면 조절할 일 이 없기에 패스.
 
온열시트와 냉풍시트
겨울철 온열시트와 열선핸들은 이제 없는 차는 못 타겠다고 할 정도입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내내 참 요긴하게 썼습니다. 핸들 열선은 1단계인데 한 번 켜면 잊고 운전하고 있으면 괜찮을 때 쯤 저절로 꺼집니다. 가끔은 따뜻한 핸들이 복에 겨워 옆에 있는 기어 노브를 한 번씩 만져 보며 혼자 감동합니다. 이왕이면 여기도 넣어주지 하면서.
온열 시트는 3단계인데 처음 한 번 누르면 3단으로 작동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2, 1단으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3단은 제 느낌에는 너무 오래 작동합니다. 조금 더 일찍 떨어지도록 세팅됐으면 합니다. 그래서 타다가 저절로 내려가기 전에 수동으로 버튼을 눌러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냉풍시트도 이제 몇 번 써 보았습니다. 아직 혹서기를 겪어보지 않아서 구체적인 장점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오래 앉아서 운전하다보면 엉덩이에 땀 차는 경험은 많이 하셨을 겁니다. 에어컨은 살짝 틀어놓고 냉풍 시트를 같이 켜면 오히려 냉방연비도 더 절감될 것 같습니다. 다만 운전자의 방구냄새가 더 급격히 퍼질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 가능합니다.
 
자체 점프 스위치(12V Reset)
어쩌면 자주 쓰지는 않지만 니로의 가장 완소 기능은 바로 이게 아닌가 싶습니다. 차를 타다 보면 꼭 바쁠 때 배터리가 방전됩니다. 아니면 가족들과 좋은 여행 있을 때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웃으며 긴급 출동 아저씨를 기다리지만 기분 확 잡치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 꼭 필요한 기능. 자체 점프스위치입니다. 저는 딱 한 번 사용해 보았습니다. 니로가 전혀 반응하지 않는 순간, 열쇠로 문을 열고 타서 핸들 옆에 있는 Reset 버튼을 한 번 누르고 스마트키 몸통으로 스타트 버튼을 한 번 누르니 ’.
 
원터치 턴 시그널
있는 줄도 몰랐던 기능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3번과 5번을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더군요.
주행 중 차선 변경을 할 때 매번 깜빡이를 켜고 끄고 하는 게 귀찮습니다. 켜는 거야 문제 없지만 꼭 끄는 걸 깜빡해서 한 참 달릴 때가 있습니다.
 
니로는 특히 차선 유지 보조기능이 있어서 깜빡이 안 켜고 차선을 넘으면 몇 번이나 잔소리를 합니다. 그 소리 듣기 싫어서도 항상 깜빡이 켜는 것이 습관화 됩니다. 그럴 때 스위치를 살짝만 움직여 주면 설정에 따라 3번 또는 5번 깜빡여 줍니다. 물론 신호 대기 중처럼 계속 깜빡거려야 할 때는 조금 더 깊이 당겨주면 됩니다.
 
전자식 룸 미러
참 애매한 게 이 기능입니다. 한 번도 고맙다고 느껴본 적도 없고 한 번도 신경 써 본 적도 없습니다. 니로를 7000km정도 탔는데 그 정도면 한두 번은 뒤에서 오는 하이라이트 불빛 때문에 인상을 쓰는 일이 있었을 텐데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전자식 룸 미러가 알아서 열일 하고 있을 거라고 예측은 됩니다. 하지만 현재 그냐 제 기분은 얘를 꼭 돈 들여서 해야 하는 거냐?’ 정도입니다. 그만큼 신경 안 쓰게 해 준 것도 사실입니다.
 
18. 3. 30.

#니로 #12V Reset  #원터치턴시그널 #메모리시트 #이지억세스 #전자식룸미러

니로와 소음





 
니로는 기본적으로 조용한 차입니다.
 
하이브리드의 특성상 전기모터가 많이 개입하기 때문에 차의 속도에 비해 엔진의 비중이 적습니다.
 
전기모터가 소음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니로가 기본적으로 조용한 특성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니로를 타다 보면 깜짝 놀랄 소음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애초 조용한 차로 알려져 있고 늘 조용하게 타다가 예측 못한 시점에 부~웅하는 소음이 들리면 놀람과 실망, 불안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혹시 심각한 결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정비 불량이나 단순 고장까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아마도 차를 구입하고 나서 약 3~5개월, 5000~10000Km정도를 주행하고 난 후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연구나 통계에 의한 수치가 아니고 저의 단순 짐작에 따른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새 차에 대한 콩깍지가 살짝 벗겨지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심리적 과민증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모터는 차의 출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항상 도와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때는 엔진 출력이 부족해도 모터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엔진이 배터리 충전만을 위해 가동되기도 합니다.
 
엔진 소음이 가장 두드러지게 들릴 때는 정차 중 엔진이 돌아갈 때입니다. 이 때는 풍절음이나 바퀴 소음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들립니다.
 
니로는 정차 중 엔진이 거의 돌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 때가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엔진이 어느 정도 가열되기 전에 히터를 틀면 엔진은 저절로 작동을 시작합니다.
 
니로에는 PTC히터가 장착돼 있습니다. PTC히터는 냉각수가 데워지기 전 전기를 이용해 온풍을 발생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추운 날씨에 가급적 빨리 실내 공기를 따뜻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를 소모함으로써 연비를 떨어뜨리고 정차 중에도 엔진이 돌아가도록 해서 소음을 발생시킵니다.
 
때문에 저는 가급적 출발 초기 신호등에 걸려 대기 중에는 공조장치를 끄고 온열시트 기능을 이용합니다. 이 기능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지 엔진 시동을 걸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온열시트 기능은 생각보다 강력해서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제외하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평소 남들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니로 온열 시트는 자동으로 온열 단계를 줄여가는 기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오래 온열을 유지해서 불편함을 느껴 수동으로 단계를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니로가 시끄럽게 느껴지는 경우는 차가 출발해서 가속할 때 10~40km 구간입니다.
 
니로는 60km이상에서는 언제 시동이 켜지는지 꺼지는지 알지도 못할 정도로 조용하게 켜졌다가 꺼집니다. 계기판의 EV 표시등도 엔진 작동에 정확하게 맞춰 켜지고 꺼지지 않는데 처음에는 이 조차 눈치 채지 못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10~40km 정도의 저속구간에서는 굵고 거친 중저음의 가래소리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이 구간에서 오르막을 만나거나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어쩐지 벅차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구간은 대부분 생각보다 짧게 지나갑니다. 일상적인 경우라면 채 1~2초 사이에 지나갑니다. 때문에 소음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문제는 꼭 누군가에게 시승을 시켜주면서 한껏 조용한 차라고 자랑을 했는데 이런 구간에서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난감해지는 것입니다. 주행 내내 진짜 조용하다는 칭찬은 안 들리고 아까 거기서 왜 그랬을까하는 마음만 자꾸 커집니다.
 
니로의 엔진은 기존 엔진에 비해 최고의 효율을 내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대신 저속 구간에서 토크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엔진이 충분한 힘을 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모터는 전기에너지가 공급되는 그 순간부터 최고의 토크를 냅니다. 때문에 저속구간에서는 모터의 도움을 많이 받도록 해서 최고의 연비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속에서 엔진 성능은 오히려 일반 엔진보다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때문에 니로는 일상적인 주행 구간에서는 최고의 성능과 조용함을 보이지만 특별한 구간에서는 상상보다 크고 나쁜 주행감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이해한다면 간간히 들려는 힘찬 가래소리는 쪼~금 감수하며 달려야겠습니다.
 
18. 3. 28

니로 타고 영월 드라이브





영월은 인구 4만도 채 되지 않는 산골입니다.

과거에는 여러 탄광산업의 발전으로 나름 북적대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별볼일 없습니다.

하지만 경제나 인구 규모에 비하면 전 국민에게 비교적 이름이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영화 라디오스타의 흥행과(이마저도 이미 오래 전 이야기이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드라이브 삼아 영월을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1시간 남짓한 정도의 적당한 고속도로 거리와 나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와인딩 코스를 기대했습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한반도지형 전망대였습니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신림나들목에서 내려 30Km정도를 달리는 길입니다. 길은 왕복 2차선 시골길로 편안한 마음으로 주변 경관을 구경하며 가기 좋은 길입니다. 높낮이가 심하거나 꼬불꼬불한 길이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작은 시골 면마을을 지나기도 하고 짧은 터널도 있습니다. 꾸불꾸불 이어진 강을 따라 넓지 않은 논들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한반도 지형은 방송에서 볼 때 보다 오히려 더 한반도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쪽의 높은 산맥과 서쪽의 넓은 평야지대를 닮은 것이 그렇습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왕복 2Km정도의 산책길도 여러 특이한 형태의 지리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습니다.





한반도 지형 북쪽 그러니까 실재 한반도를 기준으로 보면 아마도 중국 요동반도 쯤 위치에 시멘트 공장으로 보이는 커다란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공장 굴뚝에서 허연 연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이 저절로 눈살을 찌뿌리게 했습니다.

다음은 삼촌에게 왕좌를 빼앗긴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단종 유배지, 청렴포를 향했습니다.

영월에서의 길들은 강원도 산골짜기라는 이미지와 달리 대부분 작은 강을 끼고 있어서 생각보다 험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만난 38번 국도는 거의 고속도로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청렴포는 영월 읍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현장에 갔지만 정작 유배지에는 차가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배를 타고 건너야 해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강 건너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강 건너에서 보기에도 세조가 어떤 마음으로 이곳을 단종 유배지로 정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 곳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강이 흐르고 있고 뒤로는 깎아지른 절벽이 이어지고 있어 혼자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천혜의 감옥이었습니다.


그마저도 불안했던지 결국 어린 조카를 죽여버리는 그 독한 마음은 아마도 권력의 맛을 아는 사람만 공감이 가능할 것입니다.

다음 코스도 은둔의 대명사 김삿갓 문학관입니다.

김삿갓은 조선시대 홍경래의 난을 막지 못한 할아버지에 대한 연좌로 멸족을 당할 뻔 했으나 이를 겨우 피하고 살아난 시대의 천재입니다.

그의 문학성은 이미 어린 시절 발휘됐지만 어차피 출세가 막힌 김삿갓은 평생 삿갓을 쓰고 전국을 돌며 수없이 많은 작품을 남김니다.

김삿갓의 시는 지금 유행하는 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음악성이 그렇고 그 풍자와 해학이 그렇습니다.

더구나 성적 유희와 언어적 농락의 수준이 19금을 넘나드는 것이 더욱 그렇습니다.

김삿갓문학관은 영월에서 소백산맥을 넘어가는 길 중간에 있었습니다.

나름 산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조금 험한 와인딩코스를 기대했지만 이 또한 허당이었습니다. 문학관으로 가는 길 역시 대부분 강을 따라 이어져 있어서 고도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꼬불꼬불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와 달리 강 옆이 거의 수직 절벽으로 이어진 곳들이 많아 경치는 더욱 절경이었습니다.

김삿갓문학관을 지나 경상북도 부석면으로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 구간 초반은 고원지대 산마루길을 달리는 것 같았습니다. 평지에 비해 고도는 많이 높지만 평평한 산허리를 완만하게 따라 가는 구간이 계속됐습니다. 읍내에 비해 온도도 많이 낮아져 길가에는 눈이 녹지 않고 수북이 쌓여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햇살은 봄기운이 완연했습니다.

그렇게 얼마를 가니 행정구역도 경상북도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산맥을 넘어가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소백산맥 한 허리를 그렇게 이웃마을 가듯이 넘어가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던 찰나 “버스진입금지”라고 쓰여져 있는  작은 바리케이트가 길 한쪽에 서 있고 이를 피해 살짝 접어드니 갑자기 길은 외차선 도로로 바뀝니다. 그리고 경사도가 급해지고 사방이 온통 눈인데 겨우 차 한 대 지나갈 길만 치워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갑자기 봄길이 겨울길로 바뀌는 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구간은 와인딩이라기보다는 거의 거북이 걸음 수준으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엉금거려야 했습니다.

뒤에서 다가온 프로미 긴급출동차를 겨우 피해 보내주었습니다. 아마도 그 차조차 지나가지 않았다면 귀신에 홀렸다는 기분이 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정상에 올라가니 마구령이라는 바위가 서 있었습니다. GPS상에 고도 830m로 나타났습니다.


미끄러운 길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걱정입니다. 채 시속 10km도 내지 못하고 엉금거리니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충전도 되지 않았습니다. 내리막길에서 제대로 충전을 하려면 어느 정도는 속도를 내야 하는가봅니다.

그래도 다행히 남쪽면이라 볕이 많았습니다. 정상 부근에서 조금 내려가니 눈에 띠게 눈이 녹았습니다. 그제서야 긴 한숨을 쉬니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 있습니다.

그제서야 문득 생각할수록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대부분 도, 시, 군 경계가 높은 산 정상과 능선을 따라 이루어 지는데 경북은 소백산맥 능선 너머에 까지 있는 것입니다. 산맥 너머 아주 작은 마을도 주소상으로는 경상북도인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정작 어디로 시장을 보러 다닐지 궁금해졌습니다.

결국 제대로 된 와인딩은 하지 못한 꼴이 됐습니다. 그래도 경치를 제대로 즐겼고 은둔의 이야기도 제대로 공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삿갓의 시 한 수 붙입니다.

天脫冠而得一點 천관탈이득일점
乃失杖而橫一帶 내실장이횡일대

하늘천자에서 뚜껑 빼고 점하나 찍고 (犬)
이에내자에서 작대기 빼고 가로선 하나 긋고(子)


말하자면 개자식이란 소린데. ㅋ ㅋ

상대를 아주 점잖게 모욕주는 방법인가 봅니다...
아주 절묘하게 라임이 딱딱 맞습니다.

18. 3. 13.

니로 그리고 연비운전 2


니로 그리고 연비운전 2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4가지입니다.

RPM, 배기량, 속도, 부하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결국에는 위 4가지 요소로 반영됩니다.

RPM은 결국 단위 시간당 얼마나 자주 폭발을 하느냐를 보여주는 수치이기 때문에 클수록 많은 연료가 소모된다는 의미입니다. 또 배기량은 한번 폭발을 할 때 얼마나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배기량은 차를 선택하는 순간 이미 결정되는 요소입니다. 결국 연비를 낮추기 위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RPM입니다. 단위 시간당 같은 연료를 소비하더라도 더 멀리 간다면 결국 연비는 좋아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같은 RPM이라면 더 높은 속도를 낼수록 연비가 좋아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속도라면 더 낮은 RPM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때문에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높은 기어를 쓰는게 유리합니다. 100Km정도를 달릴 때는 무조건 최고 기어(니로의 경우 6단)를 유지해야합니다. 그보다 낮은 기어를 쓰면 저절로 RPM은 올라가고 그만큼 연비는 떨어집니다.

그런데 무작정 기어를 올리는 것이 정답이 아닙니다. 바로 연비에 작용하는 마지막 요소, 부하가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연비를 내기 위해서는 적정한 부하는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짐을 싣고 언덕을 올라가는데 평소와 똑같은 기어를 사용한다면 엔진은 과부하가 됩니다. 과부하가 되면 엔진은 연료를 완전 연소를 시키지 못하고 배기가스로 배출됩니다. 가솔린엔진은 조금 덜하지만 디젤엔진은 과부하가 걸리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물론 요즘 차는 다른 방법으로 배기가스를 차단합니다)

결국 과부하는 연료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연비운전에 나쁜 요소입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높은 기어를 쓸 수 없고 결국 적절한 기어비를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부하가 지나치게 적게 걸리는 것은 결국 에너지가 남는다는 것입니다. 에너지가 최대한 속도로 전환되지 못하고 그냥 버려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속도가 충분히 올라갔는데 기어를 높여주지 않으면 저부하가 되면서 RPM이 치솟게 됩니다. 또 내리막을 내려올 때 낮은 기어를 유지하면 RPM이 치솟으며 차의 속도를 떨어뜨립니다. 이 때는 엔진이 차를 밀어주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차가 엔진을 미는 상황, 음(-)부하가 됩니다. 하지만 이 때도 차는 연료를 소모합니다.

그런데 니로의 에코모드에는 차가 가장 연비를 높일 수 있는 RPM과 속도, 부하의 최적 관계를 찾아가도록 프로그램돼 있는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은 니로를 타고 인제군 현리 인근에서 조침령터널을 지나 양양까지, 그리고 다시 미시령을 건너오는 구간을 기록한 토크프로 맵뷰를 캡처한 것입니다.

색깔은 엔진 부하를 보여줍니다. 진초록색은 엔진 부하가 0%이니까 아예 엔진이 멈췄다는 뜻입니다. 노란색은 엔진부하가 50% 이하이고 주황색 구간이 64%정도를 보여줍니다. 그날 운전에서 최고 부하를 기록한 것은 89.8입니다.

위 구간은 아시다시피 굉장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구간인데 색깔은 절반 이상이 초록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혀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오르막 구간에서는 노란색이 대부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락색은 아주 적절한 부하로 차가 달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어서 구경을 하느라 속도를 아주 높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도 하지만 니로가 전기에너지와 가솔린에너지를 아주 적절하게 배분해서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다만 마치 고속도로처럼 닦여져 있는 미시령 터널 입구 오르막길에서 조금 과속을 했더니 붉게 나타났습니다. 그래도 과부하라고 할 수 있는 구간은 아주 짧고 60%근방에서 머무릅니다.

과부하구간이 없다고 해서 이 구간 RPM까지 안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RPM은 기록되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 없지만 3~4000을 넘나들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적절한 부하 덕분에 이날 연비는 22.6km/l을 기록했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니로가 연비가 좋은 것은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최대한 전기에너지로 지원하는 것보다도 저부하상태에서 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음(-)부하에서는 철저히 이를 전기에너지로 절약하는 것입니다.

니로는 이렇게 해서 절약한 전기를 과부하를 막는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운전자가 굳이 EV모드를 유지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한 번 배터리에 충전된 에너지는 니로가 버리지 않고 꼭 필요할 때 알아서 꺼내쓰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EV모드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차 속도를 높이 후  엑셀에서 발을 떼서 EV모드를 이용하면서 속도가 떨어지게 반복하는 방법을 쓴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엔 부질없는 행동입니다. 다만 운전자는 어떻게 해야 음부하상태에서 더 충전이 잘 되도록 할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로 밟는 것이 유리한지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모아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조사에서도 밝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쉽게 알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깊이 밟으면 브레이크가 잡히면서 충전이 안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뿐만아니라 내리막길 등에서 기어를 일부러 내려서 엔진브레이크를 거는 것도 오히려 충전에는 방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이외의 대부분의 연비운전은 일반 엔진 승용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급가속, 급제동하지 않는 것, 과속하지 않는 것... 그런 것들이 니로에서도 똑같이 연비운전의 방법입니다.

18. 3. 6.

#니로 #EV #연비 #하이브리드 #토크 #부하 #RPM

니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3

니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3

니로를 선택한 많은 분들이 완소 옵션으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을 꼽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니로를 선택하는 이유가 이 옵션때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크루즈콘트롤은 차의 속도를 스스로 알아서 조절해주는 기능입니다. 운전자가 최고 속도를 세팅해 놓으면 차가 그 범위 안에서 적절한 속도를 냅니다.

물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앞차와의 간격과 앞차의 속도입니다. 안타깝게도 뒷차의 속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아마도 앞으로는 뒷차의 속도도 고려하는 기능이 개발될 것입니다.)


니로는 앞차와의 간격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 4단계가 어떤 기준으로 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어디에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보지 못했습니다. 경험상으로도 쉽게 이런 기준이구나 파악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앞차의 속도에 따라 차간 거리를 융통성있게 조절하는구나 하는 정도입니다.

그럼 이 때 우선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운전을 해보면 옆 차선에서 상당히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거리에서 급격히 차가 끼어들어도 그 차의 속도가 내 차보다 빠를 때 니로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반면 충분히 거리가 있다고 보일 때도 앞 차가 속도를 늦추면 니로는 따라서 속도를 늦춥니다.

니로는 앞차의 속도를 읽는 민감성이 분명히 사람보다는 뛰어난 것 같습니다.

운전가가 세팅한 속도보다 앞 차가 느리게 갈 때 니로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1. 최대한 높은 속도로 앞차를 따라붙은 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2. 앞차의 속도와 가능한 비슷한 속도로 차간거리를 탄력있게 조절한다.

니로를 운전해본 분이라면 쉽게 알 수 있지만 니로를 살까말까 고민하며 이 글을 보시는 분이라면 아마도 헷갈릴 겁니다.

정답은 2번입니다.

이 기능은 교통상황이 지체와 정체를 왔다갔다 할 때 중요합니다.

만약에 니로가 1번처럼 운전한다면 차가 가다서다가 많아질 것입니다. 지정체 상태에서는 차간거리로 상당히 가깝게 유지되는데 니로가 최대한 앞차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다면 앞차가 조금만 속도를 늦춰도 뒷차는 더 많이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니로는 2번처럼 운전하기 때문에 앞차가 완전히 서지 않는 한 니로도 서지 않습니다.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앞차의 속도에 맞추어 조절합니다. 오히려 사람보다 앞차의 속도 변화를 더 민감하게 읽기 때문에 섰다가 다시 출발하는 일은 더 적게 일어납니다. 다만 옆 차가 끼어느는 것이 많이 신경쓰이는 분이라면 용감하게 1단계로 설정하는게 좋을듯 합니다.

니로의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이것만으로도 진짜로 스마트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하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니로가 가속을 하거나 감속을 할 때 엑셀이나 브레이크 페달은 1. 실재로 움직일까요, 아니면 2. 가만히 있을까요?

아마도 이 질문은 직접 운전을 해보신 분들도 신경쓰지 않으셨다면 모를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2번입니다. 니로가 스스로 운전할 때, 엔진과 모터는 열심히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정작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은 가만히 있습니다.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문제입니다만 어떤 때는 아주 결정적인 차이를 일으킵니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이 켜져서 니로가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을때 갑자기 속도를 높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떨 때는 생각보다 상당히 깊숙히 엑셀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니로가 스스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면 그 깊이만큼 엑셀을 밟는 것은 전혀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니로가 밟는 것보다 더 깊이 밟아야 속도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속도를 줄일 때는 어떨까요?
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니로가 이미 속도를 줄이고 있는데 속도를 더 줄이고 싶다면 니로가 밟는 것을 넘어서 더 깊숙히 밟아줘야 합니다.

이 때 운전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한참동안은 전혀 속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깜짝 놀라는 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갑자기 더 깊숙히 페달을 밟게 되고 차는 또 급정거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다른 모델의 경우였지만 기아차의 스마트크루즈컨트롤과 관련 시승 영상에서 이런 상황이 드러난 경우도 보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부분은 기아차에서 이 기능을 개발할 때 아마도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테슬라 모델 S는 실재 페달이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버전에서는 개선이 돼서 업데이트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조금 스마트하지 못하긴 하지만 그렇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놀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모두들 즐거운 드라이브생활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18. 3. 4.

#니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SCC #반자율주행

니로 그리고 연비운전 1




하이브리드 차가 연비가 좋다는 것은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 시승기를 보다 보면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타도 연비가 좋다. Vs 열심히 연비운전을 해야 좋아진다.





하이브리드 차가 연비가 좋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는데 정말 연비운전을 할 때만 좋은 것인지 아니면 아무렇게나 타도 좋은 것인지 불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는 분명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가끔은 아주 적극적으로 인내력을 갖고 연비 운전을 했을 경우에만 연비가 좋아지고 그렇지 않으면 일반 내연기관 차와 다를 바 없다는 투로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는 버려지는 에너치를 모으는 기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높여 놓은 속도를 급히 줄여할 할 때,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할 때, 내연기관차는 그냥 브레이크와 타이어, 도로 바닥의 열에너지로 전환시켜서 말 그대로 길바닥에 버립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는 이 때 운동에너지 또는 위치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서 배터리에 저장해 둡니다. 특히 운전을 비경제적으로 하는 경우에 이렇게 버려지는 에너지가 많은데 하이브리드 차는 이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기 때문에 평소 운전습관이 비경제적 운전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하이브리드 차가 연료비 절약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니로는 기본 운전 모드가 에코로 설정돼 있는데 이 경우에는 엑셀을 밟아도 급격히 속도가 오르지 않습니다. 연료비가 버려질 가능성을 미리 줄이는 것입니다.

또 스포츠 모드를 이용해 급격히 속도를 높이는 경우에도 모터가 배터리 전기를 이용해 도와주기 때문에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레이싱을 하는 경우. 다시 말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가 다 소모될 정도로 급격히 속도를 올리는 일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 브레이크를 깊이 밟아서 운동에너지(위치에너지)를 전기에너지도 전환시키지 못하고 그냥 열에너지로 낭비해버리는 경우에는 오히려 연비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하이브리드 차를 이용하는 것은 미련한 짓입니다.

사족.
연비운전을 하는 경우, 내연기관 차와 하이브리드 차 어느 쪽이 더 효과가 있을까요?

제 경험으로는 오히려 연비 상승 효과는 일반 내연기관 차가 더 큽니다. 조금 신경써서 연비운전을 하면 평소 습관 대비 30% 정도는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봐야 니로 평균 연비에 못미치겠지만.  니로는 이미 자체적으로 다양하게 연비 개선 프로그램을 장착하고 있어서 운전자가 알게 모르게 연비 절약이 이미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연비운전을 해도 10~20% 정도에 불과합니다. 물론 어마어마한 인내심과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노력한다면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고속에서는 아무리 니로라고 해도 연비를 개선할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가급적 120Km이상을 고속 주행은 삼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18.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