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근병증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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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근병증을 아세요?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246회) 2009-03-01

246회- ‘미소천사! 조성호’



[내 아들은 여섯 살의 갓난아기]
올 해 나이 여섯 살, 성호는 좁은 침대 위에 누워만 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가끔 고개를 들어서 엄마를 바라보는 것과 배밀이를 하면서 딸랑이를 집고 빠는 것 정도- 마치 생후 6개월 정도의 성장속도를 보이는 성호는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지도 채 몇 년 되지 않은 이 병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인 미토콘드리아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몸의 모든 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중증 전신질환의 하나! 앉지도, 서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들이지만 엄마에겐 더 이상의 욕심이 없다. 그저 성호가 오래 오래 자기와 함께 살아 있기를, 그리고 지금처럼 가끔씩 엄마를 보고 웃어주기만을 오늘도 간절히 기도한다.



제게도 잘 생긴 아들 승민이가 있습니다. 이제 여덟 살. 미토콘드리아근병증으로 지금은 하루 종일 누워서 지냅니다. 방송의 성호는 그래도 상당한 반응을 보였는데 우리 승민이는 아플 때 우는 것이 자기 의사 표현의 전부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특히 다리가 근육이 발달하지 못하고 무릎 뒤쪽 인대가 많이 짧아져 있는 상태라 항상 구부러진 채 불편한 자세라 있어야 하는 것이 늘 마음이 아픕니다.

승민이도 돌때까지는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자랐습니다. 하지만 돌이 지나면서 증세가 조금씩 나타났고 계속 악화됐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병명도 몰랐습니다. 그러기를 2년여. 그제서야 정확한 병명과 함께 제대로 된 약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치료제는 아니고 이제 더이상의 악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파괴된 뇌세포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미토콘드리아근병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먹어야 하는 약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약들 중에 ‘데카키논’과 ‘엘칸’이라는 약이 있는데 이 약들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거의 유일한 약입니다. 보험적용이 되질 않아 100% 본인부담으로 구입해야 합니다.

데 카키논은 우리가 흔히 듣는 코엔자임Q10이란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인데 약이 처음으로 개발되었을 때 심장병이나 심근경색을 적응증으로 건강보험적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약이 미토콘드리아근병증 환자에는 생명과도 같은 약이지만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헝 적용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전국적으로 미토콘드리아근병증 환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 병이 정식으로 진단된 것도 최근의 일입니다. 당연히 연구자료가 부족학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질환을 치료하고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영목 교수가 인정하고 처방하는 약입니다. 그리고 환자들은 효과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2007년 11월, 미토콘드리아근병증 환자 가족들이 모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당시 심평원 관계자들은 가족들의 얘기를 듣고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1년이 넘게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소식이 없습니다. 그 사이 환자들은 매달 수십만 원의 약값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의 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약을 보험 기준을 초과해 처방하면 심평원에서는 환수를 합니다. 이에 대해 의사들이 반발하고 법원에서 이에 대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리자 심평원은 항상 정사적인 절차를 거쳐 기준을 바꿔야 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을 들여다 보면 이렇게 합리적으로는 제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백성들의 삶을 통해 터득한 진리입니다.

그게 무엇이든 현실적으로 옳다면 제대로 바뀌는 세상, 그것이야말로 바로 '규제의 전봇대 뽑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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