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가람배치, 김천 직지사

김천 직지사에 가보셨어요?

황악산 기슭에 자리잡는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때(5세기)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전해지는군요.

아도화상은 신라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한 승려라고 알려져 있군요.

그럼 그야말로 유서깊은 절인데요 절을 둘러본 느낌은 그 깊은 유서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불교도가 아닌 나에게 있어, 우리나라의 절은 궁궐과 함께 최고 수준의 건축과 정원 조경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절은 특히 부교 교리에 맞춰 가람배치라는 전형적인 정원 배치양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직지사는 굴곡 많은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하면서 여러번의 중창을 거쳐서인지 정형적인 양식 혹은 그에 맞춘, 지형에 따르는 이형은 없고 그때 그때 이러저러한 건물들이 원칙 없이 지어졌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먼저 아도화상이 세웠다고 하는 이야기가 별로 신빙성이 없습니다. 아도화상 당시에는 신라에서 불교가 공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커다란 절을 지었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직지사라는 명칭도 그렇습니다. 직지라는 용어는 '경전 없이 바로 깨우친다'는 선종의 直指人心에서 온 말인데 선종은 신라 말기에 우라나라에 전해집니다.

직지사가 그윽한 유서 깊음을 느낄 수 없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람배치입니다.

가람배치를 클릭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의 가운데에는 그 절에서 가장 표방하는 교리를 보여주는 부처님을 모시고 그 부처님의 이름을 따 건물 이름을 붙입니다. 보통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을 두는 경우가 많고 풍기 부석사에는 아미타불을 모신 무량수전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직지사는 대웅전, 관음전, 비로전, 극락전 등이 특별한 격식 없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 본당 앞에는 탑들이 세워져 있는데 이들 또한 원칙이 없습니다. 경내에는 총 4개의 탑이 있는데 하나같이 잘 생겼지만 모두 원래 제자리의 것은 없고 경상도내 여러 폐사지의 것들을 가져다 세운 것들이랍니다.


사족
여러 부처들과 그를 모신 경전

불교에서는 윤회의 고리를 끊고 해탈한 사람을 부처라고 한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나서 부처가 된 것으로 공인된 사람은 석가모니밖에 없으며 이외에 상징으로서이 부처가 여럿 존재한다. 그 중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약사불, 미륵불 등이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극락세계)를 관장하는 부처님이다. 나무(귀의)아미타불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아미타불은 무량수전, 아미타전에 모셔진다. 좌우에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같이 모셔지며 선정인, 구품인을 하고 있다.

비로자나불은 진리 자체를 상징한다. 대적광전, 대광명전에 모셔지며 협시보살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서 있다. 주로 지권인을 하고 있다.

약사불은 그 이름처럼 약을 가지고 백성들을 고통으로부터 구원한다. 약사불은 항상 손에 약을 들고 있는 수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찾기 쉽다.

미륵불은 인류의 미래를 관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이며 혁명의식을 반영하기도 한다. 미륵은 아직 보살로서 나중에 부처가 되어 인류를 구원하러 온다는 것이다.

석가모니불은 말 그대로 해탈한 고타마 싯타르타를 말하며 제자인 아난과 가섭, 이들이 보살이 된 보현과 문수가 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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