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가장 큰 책임자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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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가장 큰 책임자는 정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백용호)는 다국적 5개사와 국내 2개사를 포함한 7개 제약회사의 부당고객유인행위와 재판매가격유지행위, 사업활동방해행위 등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04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조금 새삼스러운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의약산업간 리베이트 문제는 이미 오래된 문제다. 조자룡 헌칼 쓰듯 이제와 리베이트가 문제가 됐다는 것은 이를 빌미로 또다른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읽어도 될 것이다.

의약계 리베이트가 가장 집중적으로 부각됐던 시절은 돌이켜보면 의약분업 직전이었다. 그리고 의약분업을 실행하면서는 불법 리베이트만 막아도 의료비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추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다.

하지만 의약분업으로 리베이트가 줄어들었다는 통계는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사실 의약분업으로 리베이트가 줄거나 없어질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리베이트는 무엇보다 왜곡된 의료정책에 기인한다. 문제는 건강보험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저보험료, 저수가 체계다. 국민들은 보험료를 적게 내고 의사들은 진료비를 적게 받는다. 반면 약값은 비교적 비싸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결국 일정 정도의 약값이 의사에게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가게 돼 있는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의사들에게 전해지는 리베이트를 일정부분 눈감아준 측면이 있다.

이로 인해 모든게 왜곡됐다. 제약회사는 약효보다 리베이트나 영업능력으로 약을 팔고 의사는 환자보다 제약회사를 보고 약을 팔고 환자는 의사를 못 믿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된 것이다.

리베이트 얘기가 나오면 당연히 양벌론이 나온다. 주는 놈, 받는 놈 다 처벌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받는 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제약회사를 손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

2006년 연말 포지티브리스트제도라는 것이 시행됐다. 법 시행 2년이 지났지만하지만 약가인하 효과가 뚜렷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업계 반발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런 분위기를 막기 위해 이번에 나온 것이 또 리베이트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해서 약가만 인하시킨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건강보험 정상화에서부터 풀어야 한다.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무엇보다 건강보험료 정상화를 위해 여론 선도에 나서야 한다. 지난 해 이후 시민단체나 노조들도 건강보험 인상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결국 경제위기를 핑계로 건강보험료는 동결됐다.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대폭인상해서 모든 의료시스템을 정상화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번도 이를 실천하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

국민들도 이를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낸다는 것은 무조건 싫어한다. 정부도 결국 이를 알기에 책임지고 나서질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정책 추진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옳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적다. 그렇지 않다고 불신받는 의료계에 대한 여론만 더 나빠져 국민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정공법이 필요한 때다.

의료 수가를 10% 올리면 신규 일자리 10만개가 창출된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적도 있다. 이제는 더이상 땅을 파는데 예산을 쓸게 아니라 국가 복지 서비스를 정상화시키는데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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