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선거, 종전대로 우편투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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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이상한 논리 "의결 거부가 아니라 연기다"

【뉴스캔】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권오주)는 29일, 36대 회장 선거를 우편투표로 실시하기로 하고 후보 등록을 공고했다.

의협 중앙선관위는 이날 후보등록 공고와 함께 발표한 ‘제36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방법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 회장 선거를 우편투표로만 실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의협 선관위는 이렇게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대의원총회 의결 내용에는 ‘100명 이상 회원(투표권)이 있는 병원에 기표소를 설치’라는 선언적인 내용만 있고 기표소 투표의 시행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기표소 설치가 의무인지 선택인지 등 선거방법 관련 사항, 기표투표의 절차에 대한 위임 규정, 기표소 운영 및 관리, 투표함 관리 및 운반, 기표(부재자 투표) 참관, 기표소 투표에 대한 부재자 투표 관련 사항, 기표소 내 질서유지 관련 사항, 개표 관련 사항, 기표소 투표에 대한 무효투표 관련사항, 기표소 투표 시행일 등의 사항이 반영 개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규정을 집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통과된 선언적 내용이 아니라 개정된 규정 내용만으로 집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전제하고 선거관리규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관위가 선거관리규정을 유추하여 해석할 경우 추후 이로 인한 분쟁 발생 소지가 있기 때문에 기표소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더불어 기표소 투표 제안 이유로 내세웠던 몰표방지와 투표율 제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며 공정한 선거관리 또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어 지난 19일 의협 회장, 대의원회 의장, 선관위장이 참석한 3자 회동을 개최하여 기표소 투표 실시를 위한 선거관리규정 개정에 대한 대의원 서면결의를 실시키로 합의하고 기표소 투표를 시행할 수 있는 개정된 선거관리규정을 선거공고일인 29일 오전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 주면 기표소 투표를 시행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규정 세칙을 개정하겠다고 했지만 대의원회에서 이를 시행하지 않아 우편투표로만 실시하기로 공고한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임시대의원총회의 의결사항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이를 따를 여건이 되지 않았으므로 기표소 투표를 연기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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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회의 의결사항이 집행기관에서 거부됐다. 이유는 구체적인 위임 조항이 없어서다.

사실은 논의과정에서 논제를 분명히 해서 결정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모든 내용을 아는 변호사라도 있어 회의를 준비하고 진행했었다면 모르지만 어차피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는 의사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핵심은 취지다.

발의된 내용과 회의에서 논의되는 과정에서 무슨 뜻으로 결정이 났는지에 대해 그 취지가 분명하다면 집행기관에서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면 된다.

위임에 대한 규정이 없더라도 의결된 내용이 있으면 이를 구체화하는 노력은 분명히 집행기관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애초에 발의가 되고 논의되는 과정에서부터 나서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어야 했다. 모든 의결이 끝나고 나서야 그 내용에 빈틈이 있어 집행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가기관이라면 모를까 민간단체에서는 발목잡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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