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환자에게 신앙은 '양날의 칼'" | |
시한부 환자에게 신앙은 위안을 주지만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앗아가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BBC뉴스와 미국 일간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인터넷판은 17일 신앙심이 깊을수록 의료진에게 생명 연장을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토록 요구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사협회(AMA) 저널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의 데이나-파버 암 연구센터가 말기 암 환자 345명을 관찰한 결과, 하루 3번 이상 정기적으로 기도하는 환자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명연장 조치에 매달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죽음이 예견된 상황에서도 심폐소생술 거부서에 서명하거나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은 물론 이를 결정할 대리인을 세우는 것조차 거부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 의과대학 홀리 프리거슨 정신의학 교수는 이들이 "기적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생명은 신성한 것이고 기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오래 살면서 신앙을 확인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피츠버그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심폐소생술과 튜브에 의존해 연명하는 것은 극심한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줄 뿐 아니라 환자가 원하는 곳에서 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다고 경고했다. 조지타운대 임상 생명윤리센터의 간호사인 캐럴 테일러는 강한 신앙은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게 하는 순기능이 있는 동시에 기적에 매달려 평온하게 여생을 보낼 기회를 놓치게 하는 역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지 못해 더 큰 고통을 겪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un@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신앙이 인간에게 어떤 이로움을 줄까요?
기본적으로 신앙이라 함은 생명에 대한 경시와 자연적 순리에 대한 순응, 삶에 대한 평안을 주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한 상황을 유도한다면 그것은 종교 자체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아닐까요.
죽음을 앞두고 인간이 자연 앞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맨몸으로 서야 하는 상황. 그 때가 되면 정말로 평생을 살아온 인간의 '마음 닦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됩니다.
누군가는 평온하게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고 누군가는 거스를 수 없는 결과를 거스르기 위해 발버둥을 칩니다.
일반적인 경우,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나간 김수환 추기경처럼 높은 경지에 오른 종교인들이 정말 세속적인 모든 영광은 버리고 홀연히 떠나는 것을 보곤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우리 주변의 갑남을녀 종교인들은 비종교인에 비해 더욱더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가 보아온 바로는 종교를 믿는 많은 사람들은 애초 종교에 귀의하게 되는 과정 자체가 지극히 개인적이고 적나라한 인간 본능(내 삶의 부귀, 내 죽음의 영화)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종교 자체라기보다는 종교에 기대는 사람들이 애초에 원하는 것이 그런 것이고 (독실한)종교인들의 성격적 공통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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