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 자판 처음 연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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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손가락에 쥐가 날 듯 합니다.

며칠 전 아주 우연히 찾아간 블로그에서 발견한 '세벌식'이라는 단어가 이 사단의 시작입니다.

물론 아주 오래 전 한글 프로그램을 처음 접할 때 즈음에 잠깐 관심을 가졌던 세벌식. 그후 어쩌다가 군에서 제대하고 이런 저런 일로 뒹굴던 시절에 종이에 인쇄된 것을 칼로 하나씩 오려 자판에 풀로 붙이고 한달여를 연습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별 성과 없이, 별 불편함 없이 그냥 두벌식 자판을 써왔습니다.

왜 큰 불편함 없이 쓰고 있는데 갑자기 마음이 동했을까요. 바로 '리듬감'이라는 단어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사실은 그러고도 무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마음 속에 접어두고 있었는데 문득 심심하던 찰나에 한글타자연습기가 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세벌식을 실행시켜 한 삼십분 정도를 연습했습니다.

도깨비불현상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두벌식 타자기로 타이핑을 하노라면 앞에 붙어있던 종성이 뒷 글자의 초성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화면을 보면서 타이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지러움증같은 것을 일으키는 증상이라는 설명이 있더군요..

저는 타이핑의 대부분을 화면을 보면서 하는 기자지만 거의 그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었거든요. 하지만 새로 세벌식을 배우면서 마치 담배를 끊을 때 나타나는 환각증상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손가락이 습관처럼 가려는 것을 이성으로 누르고 기억을 더듬어 더듬어 새로운 자리를 찾아내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또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잠이 오지 않는 바람에 이 세벌식 연습을 다시 하고 말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집에 깔려 있는 한글에는 타이핑 연습기가 없어서 날개셋이라는 프로그램까지 다운받아서 두어시간여를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얻은 결과물은 분당 40타 정도.


얼마나 더 연습을 해야 두벌식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편하게 쓸 수 있는 정도가 될까요? 적어도 200타는 나와야 그 리듬감이라는 것을 느껴볼텐데...

아무튼 총 두어시간을 연습을 해보니 오른손-왼손으로 간다는 특징이 있군요. 세벌식의 특징을 설명하는 글에 보니까 두벌식은 왼손잡이용이다고 돼 있는데 오른손 먼저 치도록 돼 있어서 세벌식은 오른손잡이용인가요? 그런데 중성과 종성이 모두 왼손에 배치돼 있어 오히려 오른손-왼손-왼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더 왼손잡이용이 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쓰는 글쇠들이 중간에 배치됐구나 하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훨씬 편한 느낌으로 타이핑할 수 있었습니다. 웬만한 단어는 가운데 줄에서 거의 해결되고 시프트키를 누르는 일도 거의 없어 편리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ㅓ'키만 조금 더 편한 자리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숫자키에까지 글쇠가 배치됐는데 이게 어쩌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더 못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특히 이중모음 받침들마다 키를 배분했는데 실전에서 이것들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는 좀 난감하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게 연습하기를 두어시간 정도 하고 애국가 타이핑 실전에 들어갔습니다. 애국가가 직접 타이핑해 보니 의외로 이중자음 받침이 꽤 있더군요. 그래서 '글쇠 배열 표시'의 도움을 조금 받으며 끝까지 타이핑하는데 성공했습니다.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2벌식 잘 쓰다가 3벌식으로 바꾼 분들이 많나요? 정말로 얼마나 연습하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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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1. 그러게요...

    저도 이제 막 두벌식에서 세벌식최종으로 넘어 갔는데 무지 햇깔리네요...

    쿼티에 두벌식에 일어타자에 세벌식까지 외우니까 오히려 오타가 더 많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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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꾸준히 연습하면 200타까지는 금방 늘더군요. 한 두어 달 정도면 타이핑을 하는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쯤에서 다시 신세벌식으로 바꿔서 더 드릴 말씀은 없고요.

    신세벌식에 대해서는 http://boney0000.blogspot.com/2009/04/blog-post_1785.html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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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금 세벌식 쓰는 사람이 대부분은 전에 두벌식 쓰는 사람입니다. 세벌식을 처음부터 익힌 경우가 훨씬 드물죠.

    http://sebul.sar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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