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 자판에 대해서는 다들 많이 들어보셨죠?
저도 지난 2월 10일 세벌식 자판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두어 달은 지속적으로 연습했습니다. 처음에는 지속적으로 속도가 느는 것 같더니 한 달 10여일 만에 180타 근처에서 정체 현상을 보이더니 지금도 200타 정도 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시작하면서 한 200타 정도 치면 그 기대했던 '리듬감'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제일 큰 것은 숫자키까지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손이 비교적 작은 저로서는 'Y'키만 누르려고 해도 팔을 책상에서 떼야 하는데 숫자 키를 누르기 위해서는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특히 'ㅑ' 'ㅖ' 'ㅋ' 등의 키는 예상보다 상당한 빈도수를 보이면서 저를 긴장시켰습니다. 때문에 전보다 의자 높이를 높여 팔꿈치가 최대한 책상에서 떨어지도록 해야 했고 팔에 땀이 나 책상에 달라붙는 일이 없도록 소매가 긴 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그러니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걱정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머리가 나쁜 저로서는 네 개의 줄을 완전히 인식하는 게 무척 힘든 일이었습니다. 물론 이제 겨우 두어 달밖에 되지 않았으니 판단하기에 조금 이른 감도 있지만 하나의 손가락이 담당해야 하는 키가 각각 네 개였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맨 윗줄인지 둘째 줄인지 셋째 줄인지 아래 줄인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오타가 나는 경우는 더 많아졌습니다.
이 지경에 이르니 애초에 세벌식에 대한 의문이 다시 들기 시작했습니다.
"세종대왕도 한글을 창제하면서 종성은 다시 초성을 사용하라고 했는데 굳이 종성 키를 따로 배치하는 것이 꼭 옳은 일인가?"
사실 저의 경우에는 '도깨비불 현상'이라는 것도 전혀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세벌식을 알게 되면서야 그런 애로를 겪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알게 된 것입니다.
더욱 큰 의문이 든 것은···
한글 창제 원리는 매우 과학적인데 비과학적인 서양 글에 맞추어 만들어진 키보다 훨씬 더 많은 키가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핸드폰만 해도 한글 입력 방식은 영어 입력방식보다 훨씬 편한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죠.
그러던 차에 우연히 기억난 것이 바로 '박경남 신세벌식'입니다.
사실 신세벌식은 처음에 세벌식에 대해 연습하기 시작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컴퓨터에서 이를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이왕 시작한 '세벌식 최종'을 일단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려 놓는 것이 시급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손가락이 짧은 것이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세줄로만 타이핑이 가능한 신세벌식이 떠올랐고 이 참에 컴퓨터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직접 찾아보게 된 것입니다.
물론 지금 입력은 정확히 위의 '날개셋 타자연습' 마지막 날짜에서 보듯이 31분 4초를 연습한 뒤 '신세벌식'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컴퓨터의 첨단 기술이 준 편리한 타자, 신세벌식
신세벌식은 과거의 타자기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한 자판입니다. 컴퓨터가 같은 키를 눌러도 스스로 그것이 중성인지 종성인지를 판단해서 입력해 주기 때문입니다. 원리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초성을 입력하고 나서 누르면 중성으로 인식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종성으로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왼손으로 치는 키에는 모두 종성이 배치되고 그 시프트에 중성이 배치되는데 초성이 먼저 입력된 상태에서 왼손 키를 치면 자동으로 시프트 키로 인식되면서 중성이 입력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바로 중성만 입력하고 싶을 때에는 시프트를 누르고 키를 쳐야 합니다.
박경남 신세벌식 30분 연습기
신세벌식은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애초에 세벌식을 했던 사람이라면 크게 어려움 없이 바로 적응 가능합니다. 사실 처음 사용자도 전반적인 속도는 훨씬 빠르지만 다만 중성과 종성이 자리가 바뀐 것(숫자 줄에 있는 것)이 조금 있기 때문에 이를 찾느라고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하지만 연습을 해 보면 직관적으로 어떻게 위치가 바뀌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종성 ㅆ'이 가장 찾기 쉬운 자리에 있지만 습관적으로 찾아가지지 않아서 조금 더뎌질 뿐입니다.
게다가 신세벌식은 '시프트 키'도 전혀 사용하기 않습니다. 속도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나머지는 한 번 그 자리를 익히고 나면 다시 자판 배치를 찾아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이해가 됩니다. 물론 손가락이 치기 쉬운 자리에 있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신세벌식은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
물론 신세벌식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신세벌식은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라는 것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인 것 같습니다.
세벌식에 대해 검색을 해봐도 대부분 '세벌식 최종'에 대해서만 나오지 '박경남 신세벌식'에 대해서는 좀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각종 프로그램도 신세벌식은 아예 지원을 하지 않거나 지원을 해도 그 기능을 맘 먹고 찾아봐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벌식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애환인 '피시방에서 애 먹는다' 점을 더욱 절절하게 겪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 쉽게 짐작됩니다.
두번 째는 세벌식의 여러 장점들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입니다.
모아치기가 불가능한 것도 어쩔 수 없는 한계입니다. 그리고 이중자음이 없어서 왼손의 타이핑 수가 일정부분 늘어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엽' '욕' 갔' 등과 같이 같은 자리를 연속해서 쳐야 하는 좀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적응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신세벌식 자판 실전에서 활용하기는 다음 편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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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올림된 신세벌식2012 자판 써 보세요~!! 제가 쓰는 자판임둥 ^^
답글삭제http://moogi.new21.org/ngs_download.htm 에서 날개셋 입력기를 다운 받아 설치합니다.
답글삭제http://pat.im/978 에서 (날개셋 입력기 신세벌식2012 차판, 2015.1.1)
http://pat.im/attachment/7666751415.ist 을 다운 받습니다.
기존 MS IME에서 날개셋으로 변환하려면 윈8 기준으로 윈도우 스페이스 키를 누르면 되었는데
트레이 아이콘 오른쪽 버튼으로도 될 겁니다.
http://moogi.new21.org/ngs_usuage.htm 을 참고 삼아 날개셋 입력패드를 엽니다.
0. 두벌식이고 / 1. 로마자 쿼티 (영어) 되어 있을 겁니다.
0 에서 열기로 위의 신세벌식2012 자판.ist 파일을 열어줍니다.
저장 후 정상 적으로 0-1 (신세벌-영문)간 변환 되는지 확인합니다. 순서를 통해 위아래 바꿀수있어요.
사용합니다...
확장기호는 다음을 참고합니다.
http://pat.im/1053?category=1
건투를 빕니다 ^^
http://pat.im/attach/1/7599260687.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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