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서 받은 카네이션



유치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어버이날이라고 카네이션을 만들어 왔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아들로부터 카네이션을 받고 보니 또 묵직한 책임감이 전해 옵니다.



어린 시절 저희 고향에서는 어버이날은 일년 중 가장 큰 기념일 중 하나였고 온 동네 어를들은 모두 가슴에 빨간 꽃을 달고 하루 종일 요란하게 놀고 떠들었습니다.

마을 회관에 모들 동세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 부르면서 춤추는 유일한 그 날이었습니다.

도시에서 어버이날은 쉬지도 않는 그런 평범도 못한 하루지만 어버이는 시골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들 녀석이 만들어준 카네이션은 마침 환갑을 맞아 겸사겸사 해서 올라온 어머니 가슴에 달아드려야겠습니다.

그동안 서울 산다는 이유로 남들 다 다는 그 빨간 꽃을 한 번 달아드리지 못한 지난 20여년의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까요?

세상 모든 어버이들··· 힘 드시더라도 모두 꿋꿋하시길 빌겠습니다. 더불어 내일의 새싹들이 곱게 자랄 수 있도록 더욱 애써주시길 바랍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