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글쓰기의 책임은 어디까지?



이 글은 학주니닷컴-블로그는 그저 블로그일 뿐이라는 글의 트랙백으로 쓴 글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

블로그, 웹 게시판, 아고라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 확대됨에 따라 그에 대한 책임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네르바는 결국 자신이 쓴 글로 인해 인신구속이 돼 있는 상태다. 또 많은 블로그들은 광고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대기업 제품에 대한 리뷰를 싣고 있는 블로거들도 결국 이 논쟁 속에 있음은 물론이다.

글을 쓰는 것은 자유다. 누구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자신의 일기장에 어떤 내용을 쓰든 그것을 누가 제한할 것인가?

하지만 출판을 하는 것에는 책임이 따른다. 자유도 맞지만 책임에 더욱 방점을 찍고 싶다.

글쓰기는 자유지만 출판은 책임

글을 쓴다는 것은 많은 기초 정보와 지식이 바탕이 돼야 하고 거기에 덧붙어 특정 글에는 아주 많은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글이라는 것이 그냥 공짜로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사람은 한 권의 책을 평생에 걸쳐 쓰기도 했다니 한 줄 한 줄의 글을 그냥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이렇듯이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글은 마땅히 그 대가가 지불돼야 한다. 그것이 그냥 단순히 독자들의 관심이건 금전적인 보상이건 저자의 입장에서는 보상이 필요하다.

글쓰기 보상 주체는 독자, 광고자 또는 글을 쓰게 하는 사람

어떤 글에 대해 보상을 하는 주체는 크게 보아 세가지다. 첫번째는 그 글을 읽는 독자가 보상을 하는 경우이고 두번째는 그 글을 쓰도록 하는 사람, 세번째는 그 글의 독자들에게 광고를 하고 싶은 사람이다.

서점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책들은 독자가 보상을 하는 경우다. 사실은 가장 바람직한 경우이기도 하다.

독자는 그 글을 적정한 비용을 들여 구입해서 보고 저자는 오직 독자의 입장에서 성실하게 읽을만한 책을 쓰면 된다. 모든 글쓰기가 여기에 해당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글을 쓰도록 하는 사람이 보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주요 정치인들을 다룬 다양한 형태의 책들은 이런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사업가들도 이렇게 글을 쓰기도 한다. 물론 서점에서 팔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 책은 출판을 원한 사람이 다시 사들이는 경우가 많고 그 비용은 결국 글을 쓰도록 하는 사람이 부담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쓰여진 글은 대체로 사실 여부를 떠나서 사회 전반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는 광고주들이 부담하는 경우다. 신문이나 잡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 글이 독자들에게 영향력있게 다가갈 경우에는 더욱 광고효과는 높아지기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은 독자들을 위해 글을 쓰고 광고주들은 영향력 있는 매체를 찾아 광고를 하는 것이다.

이 세번째 경우는 위의 두개의 경우에 비해 조금 더 복잡한 영향 관계를 갖는다. 왜냐하면 이런 류의 글들은 광고 내용과 전혀 무관한 글을 싣기도 하지만 관련있는 글을 싣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이 글은 다시 두 번째와 같은 상황이 된다. 동시에 이런 글들은 독자들이 돈을 내서 사서 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의 날카로운 시선을 외면할 수는 없고 결국 첫번째 글쓰기와 같은 효과를 갖기도 한다. 그래서 일정 규모 이상의 신문들은 받드시 유료 독자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블로그는 여기서 어디에 해당할까?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글은 어떠한지?

블로그뿐만 아니라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에 개인적으로 글을 올리는 많은 사람들은 결국 독자들이 보상입니다. 오늘 하루 몇 명의 독자가 찾아오고 그 가운데 몇 명의 독자가 댓글을 남기고 몇 것의 추천을 받았느냐가 결국 블로거에게 돌아가는 보상의 전부입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결국 이 보상때문에(그냥 자기만족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여 글을 쓰는 것입니다. 구글 애드센스를 한두 개 달았다고 해서 금전적 보상이 돌아가는 것은 거의 없다면 결국 이게 전부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위의 분류에서는 글을 쓰도록 하는 사람이 보상을 하는 경우에 포함됩니다.

내용에 영향 미치지 않는 광고는 무방

하지만 파워블로그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구글 광고만으로도 상당한 액수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이 구글 애드센스라는 광고가 그 구조상 블로그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내 블로그에 어떤 광고가 실릴 것인지 특정할 수 없으며 그 제품을 홍보해줬다 해서 더 많은 광고비가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3번째 글쓰기 형태에서도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광고를 붙이고 난 뒤에는 일정 부분 글쓰기의 방향(내용자체의 진실성이 아니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일부 유명 블로거 가운데는 대(?)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 사람들의 책임감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 여기에 기자냐 아니냐, 전문 작가냐 아니냐 논쟁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정 수 이상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고 글을 쓰게 하는 사람의 지원을 얻어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기본적인 작가 윤리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지원 받아 글 쓸때는 미리 밝혀야

이 기본적인 작가 윤리의 시작은 바로 '지원받았다는 내용을 당당히 밝히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럼 오해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거짓을 사실인냥 써서는 안 되겠지만 좋은 것만 사실에 바탕해 좋다고만 쓰고 나쁜 것을 알고서도 쓰지 않았다 해도 독자들은 이해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의 독자를 유지해야 지원자도 계속 지원해줄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작가윤리는 항상 감시받게 될 것입니다. 독자들은 자기가 후원받은 상품에도 불구하고 나쁘다는 것을 사실대로 써줬을 때 더 감동하는 법이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지원받았다는 내용을 밝히지 않고 제품 리뷰를 한다던가 평가하는 글을 쓰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하지 않은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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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미네르바와 같은 글쓰기의 책임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미네르바는 특정 기업이나 정치세력으로부터 돈을 지원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평가하기에는 특별히 사실을 왜곡하거나 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그 글로 인해 개인적인 이익을 얻었다는 것도 밝혀진 게 없습니다.(저는 미네르바의 글을 특정해 읽어본 적은 없으며 다만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만을 기초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글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약간의 과장이 가미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처벌론자들은 그 글의 내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처벌 근거인 것 같습니다.

과연 이게 처벌 가능한 사안일까요?

위의 긴 논쟁에 비하면 이 사안은 너무 답이 간단 명료하지 않나요?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는 발표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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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그런데 정작 학주니닷컴에서는 제가 차단됐다고 댓글을 달 수가 없네요... 왤까요? 아시는 분 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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