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배제의 정치 총괄 기관 있다"


"이명박 정부에는 배제의 정치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사령부가 있다고 봅니다. 아마도 청와대나 국정원이겠지요."

아름다운 가게로 유명한 박원순 변호사는 최근 위클리 경향과 인터뷰에서 지금 시민단체는 단체와 관계맺는 기업의 임원들까지 전부 조사를 당해서 많은 단체들이 재정적으로 힘겨운 상태라며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곳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고 말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이렇게 민간사찰이 복원되고 정치와 민간에 개입이 노골화되면 이 정권의 국정원장은 다음 정권 때 구속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은 방지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정부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위클리 경향과 가진 1문 1답.

한동안 현실정치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는데 이번에 시국선언을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름다운 재단을 만들면서부터 중앙정부나 정치권력을 비판하는 일에서는 일부러 거리를 두려고 한 게 사실입니다. 시민사회도 이젠 포지티브한 모델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정부 들면서 이런 기대가 하나하나 어긋나더니 요즘은 모든 것이 다 무너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10~20년간 쌓아온 민주적 가치를 일거에 허물어뜨리는 거예요.”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현 위기는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것입니다. 권위적이며 편향적이며 갈등 유발적인 정권의 행태 때문이지요. 따라서 매듭지은 자가 푸는 수밖에 없습니다. 통 크게 결단하고 폭넓게 수용해야 합니다.”

시국선언 외에 개인적으로 시무구책(時務九策)을 발표했는데요.
아홉 가지 변화를 이 대통령에 촉구한 것입니다. 편협한 인사 정책 폐기, 좌우 갈등 조장 정책 폐기, 검찰과 국정원·감사원의 중립성 및 독립성 보장, 시민사회 고사 정책 폐기, 토목공화국 발상 폐기와 같은 것들입니다.

이 대통령이 수용할 조짐이 좀처럼 안 보이는데요.
“이대로 가다간 파국 가능성도 있습니다. 경찰의 힘으로 언제까지 억누를 수 있겠습니까. 당분간은 가능하겠지만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5, 6공 때도 못막았잖아요. 내년에 지방선거를 치르고 하반기쯤 가면 정권이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어요.”

청와대에 충고해줘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십니까.
“이 정권이 출범했을 때 저는 실용정부로서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정권을 넘겨준 진보쪽도 이런 기회에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정치적으로 선순환할 수 있겠다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배제의 정치를 하면서 모든 것이 막히고 끊겨 버렸습니다.”

“이 정부에선 시민단체를 깡그리 무시합니다. 총체적 단절이에요. 저는 이 정부, 아마도 청와대나 국정원이겠지요, 배제의 정치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사령부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민간사찰이 복원되고 정치와 민간에 개입이 노골화되면 이 정권의 국정원장은 다음 정권 때 구속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지요. 이런 상황은 방지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정부가 변해야 합니다. ”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근거가 있습니까. 그 말씀이 기사화되면 곤란해지지 않겠습니까.
“이 말로 주목받으면 저로서는 바라는 바입니다. 지금 시민단체는 단체와 관계맺는 기업의 임원들까지 전부 조사해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통에 많은 단체들이 재정적으로 힘겨운 상태입나다.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곳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명백한 민간사찰이자 국정원법 위반이에요. 우리 희망제작소만 해도 지역홍보센터 만드는 사업을 3년에 걸쳐 하기로 행정안전부와 계약했어요. 그런데 1년 만에 해약통보를 받았습니다. 하나은행과는 마이크로 크레딧 같은 소기업 후원사업을 같이 하기로 합의하고 기자회견까지 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무산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국정원에서 개입했다고 합니다. 정권에서 인사하는 것 보세요. 참여정부 때 임명된 사람이라면 모조리 내몰고 있잖아요. 한예종 황지우 총장을 쫓아낸 것도 그렇고, 야만적이고 잔인한 일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확정 발표됐는데요.
“한 자치단체장에게 직접 들은 얘기입니다. 자기 지역에 4대강이 흐르고 있어 5000억 원이 내려오게 돼 있는데 이 사업과 관련해 세미나 한 번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조건 조기 집행하라고 하니까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토로하더라고요. 이런 국가적 낭비가 어디 있습니까. 강 살린다면서 돈 갖다 버리는 것 아닌가 심히 염려됩니다.”

기사 원문 보기 : [이종탁이 만난 사람]“이명박 정권, 내년 하반기엔 레임덕 올 것”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