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높이를 아세요?
넓고 넓은 바다, 또는 깊고 깊은 바다는 알지만 바다가 얼마나 높은지는 잘 모르시죠.
해수욕장이나 바닷가에 가시면 언제나 넓은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바다는 매우 낮습니다.
바다의 높이는 언제나 당신의 눈높이이기 때문입니다.
바다의 끝 수평선은 언제나 까마득하게 멀려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는 푸른 하늘이 있습니다. 그 수평선의 높이는 언제나 당신의 키만큼 한 높이에 걸쳐져 있습니다.
때문에 당신의 눈높이만큼의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제 고향 제주에 가면
바다에서 멀어지는만큼 더 많은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눈높이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바닷가에서 보았을 때는 수평선에 아슬아슬 걸쳐져 있던 섬이 한 걸음 멀어져 야트막한 오름에라도 오르면 그 섬은 바다 한가운데 동그랗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다에서 멀어지면 바다는 까마득하게 멀어져버리고 말 것 같지만 사실은 더욱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벽처럼 당신 눈 앞으로 다가설 것입니다. 높은 곳에 오르면 고개를 숙여 저 아래 바다를 찾아야 할 것 같지만 고개를 들고 멀리 바라보십시오. 거기에 바다가 있습니다.
그럼 하늘은 또 얼마나 낮은지 아십니까?
그렇습니다.
하늘은 또 당신의 눈높이만큼 낮습니다.
도시의 하늘은 언제나 고개늘 완전히 젖히고 보아야 하지만 바닷가에 가면 언제나 하늘은 당신 눈높이만큼 내려와 있습니다.
고개를 들면
수평선 바로 아래로 고기잡이 배들의 집어등을 볼 수 있고 그 수평선 바로 위로는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이 있습니다.
제 고향 제주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