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다와 달다


”주다”는 새삼스레 새로 생각해 볼 것도 없는 아주 쉬운 단어입니다. 그런데 ”달다”는 사실 흔히 쓰면서도 참 익숙하지 않은 우리말입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주다”라는 말은 전혀 반대의 뜻으로 쓰입니다. 

예) 1. 난 너에게 내 모든 것을 주겠어.
      2. 여보. 밥 좀 줘.

보통 ”주다”는 말은 ’내가 너에게’ 주다는 의미가 있습니다(예 1.).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너가 제3자에게 주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예) 3. 아들 소풍 가는데 용돈도 좀 줘.

그런데 ”주다”에는 ’네가 나에게’ 주다는 의미도 있습니다(예 2.) 그런데 바로 이 때 쓰이는 표현이 ”달다”입니다. 

예) 4. 밥 달라는 얘기 못 들었어?
     5. 친구에게 와 달라고 전화했다.

이 ”달다”는 항상 ”달라다”는 형태로만 활용됩니다. 과거에는 ”다오” 등의 형태로도 쓰였지만 요즘은 잘 쓰이지 않습니다. 때문에 ”달다”는 아주 딱 맞는 자리에만 쓰일 뿐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냥 ”주다”를 빌려 쓸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 보면 ”달다”만큼 그 활용이 제한된 단어도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 무척 자주 쓰일 수밖에 없는 단어이지만 그 자리에 ”달라“를 넣으면 말 자체가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다를 편하게 쓸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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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1. '달다.'는 표현이 이상해서 찾아보니 '달라고 하다.'의 줄임말이라는군요

    여기서도 사전의 웃기는 부분이 나오는데

    '달라고.' → '달라다.' → '달라고 하다.'

    원래 무슨 말인지 찾을 수가 없죠

    사투리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어원을 찾아보지 않는한 알 수 없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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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서 우리말이 재밌습니다. 우리말을 아시는 분이라면 ‘달다’를 모르진 않을 겁니다. 다만 익숙지 않을 뿐이죠.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땐 아무 불편함이 없다가 이렇게 ‘어간’이 뭔지, ‘기본형’이 뭔지 따져볼려면 영 골치가 아파집니다.

    그것 역시 우리말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문법적으로 정리하기기 힘들다는 것.....

    각설.
    아들이 학교 갔다 와서 엄마에게 외칩니다.
    “엄마, 밥 좀 달라고!!”

    “고양이가 밥 달라고 울어”


    현재는 대부분 ‘달라고’ 형태로 쓰입니다.

    그래서 ‘달다’라거나 ‘달라고 하다’라고 하면 뭔소린가 싶을 겁니다.

    ‘달다’는 사투리도 아니고 속어도 아닙니다. 대한민국 전 계층의 사람들이 아주 일상적으로 쓰는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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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경상도 사투리에서
    다오 -> 도:
    이거 도 저거 도 하지말고 직접 갖다 무라
    (이거 달라 저거 달라 하지말고 직접 가져다 먹어라)

    경상도 사투리에서 '도'는 일상적으로 쓰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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