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에서 니로 빌려타고 대구 다녀오기
오랫동안 니로에 관심을 갖고 유투브에서 시승기만 찾아서 보던 차에 대구에 다녀올 일이 생겼습니다.
이 참에 니로를 직접 타봐야겠다고 결심하고 그린카에서 렌트하기로 맘먹었습니다.
니로는 모두 아시다시피 SUV의 외관을 하고 있으면서도 하이브리드라는 특징이 있는 차입니다.
전체적인 크기로 치자면 소형SUV라고 불리는 티볼리나 QM3 등에 비하면 조금 크고 중형SUV에 비하면 조금 작습니다.
하지만 직접 보니 실내는 충분히 넓어보였지만 키가 작아서 그런지 소렌토나 산타페에 비해 많이 왜소해보였습니다.
문제는 1.6l 엔진인데...
사실 소형 SUV는 물론이고 준중형 승용차에서도 조금 부족한 편입니다.
비슷한 크기의 다른 차에서는 같은 1.6L 라도 디젤 연료를 쓴다던지 터보를 쓴다던지 해서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데
니로는 그 대신 배터리와 모터를 추가했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의 능력을 발휘할 것인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니로는 차선유지기능(LKAS)이나 스마트크루즈컨트롤 등 최신 전자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는데 실제 운전에서는 어느정도의 도움이 되는지 알고싶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린카에서 만난 니로는 그냥 깡통... 전자 편의장치는 고스란히 빠진 니로였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하이브리드 차는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어서 그 느낌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운전을 하면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물론 기본 세팅 자체가 연비에 맞춰져 있어서 엑셀레이터에 대한 반응 자체가 매우 소프트했습니다. 하지만 편안하게 시내 주행중이거나 고속도로 항속 주행중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급격히 속로를 올려야 할 때는 갑갑함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럴 땐 변속 레버를 제쳐주면 바로 스포츠모드로 전환되면서 rpm이 급격히 오르며 순간적으로 튀어나갔습니다. 더듬 더듬 버튼을 찾거나 다이얼을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변속 레버를 제치는 방식은 아주 직관적이고 맘에 들었습니다.
거기에 오르막길이어서 더 강한 추동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땐 바로 한번 더 살짝 아래도 당겨주면 기어가 한 단 더 내려가며 강력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연비운전을 하는 순간보다 모터가 강력한 추가 파워을 발휘하는 순간이 진짜 하이브리드의 장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연비는 어마어마합니다.
자동차에서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순간이 바로 정차 상태에서 일정 속도까지 가속하는 순간인데 니로는 기본 50km까지는 모터로 가속하기 때문에 엔진은 그 이상의 속도만 부담하면 됐습니다.
오르막길에서도 모터의 도움으로 가뿐하게 올라가는데 내리막길에서는 엔진은 아예 잠만 자고 배터리는 오히려 충전이 되니 오르막길을 만나도 연료 걱정 없이 달릴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내가 원하는 차를 원하는 시간에 만날 수 있는 그린카는 매우 편리한 서비스였습니다.
그린카가 아니었다면 니로를 몰아볼 생각도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차가 어떤 옵션을 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만나본 니로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깡통옵션이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열쇠를 대신하는 방식도 신기했습니다.
다가가기만 해도 삑삑거리며 반가워해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플이 저절로 로그아웃되는 현상이 발생하니 볕 아래 서서 새로 로그인하고 도어 오픈하고 조금 골치아프게 느껴졌습니다.
거리가 조금만 멀어져도 저절로 잠기는 것은 잘 하는데 저절로 열리는 기능은 없어서 매번 주머니에서 꺼내서 버튼을 눌러야 했습니다.
기름값을 대신해 주행비를 내는 것도 차를 타기 전엔 차라리 편하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경험해 보니 실망이었습니다.
제가 주유한 량은 5만원이었는데 렌트가 끝나는 순간엔 처음 탈 때 보다 갈 수 있는 거리가 출발할 때 기록보다 100km정도 더 남았습니다.(주유할 때 차에 비치된 카드로 결재하는 방식도 신기했습니다) 그럼 대략 4만5000원 정도라고 계산되는데 주행비는 7만원을 넘게 내야 했습니다. 그것도 2만원 가까이 깎아준 금액이라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또 주행비는 주행거리에 일정 금액을 곱하는 방식이라서 연비운전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니로는 연비를 떨어뜨리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부러 처음부터 끝까지 스포츠모드로 운전하지 않는 한 주행비에 맞는 연비를 맞추기는 힘들어보였습니다.
시골 길을 두루 누비다 보니 파란 하는에 드문드문 붉게 물들어가는 입사귀들이 벌써 가을이 성큼 가까이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모두들 가까운 곳으로라도 한번씩 드라이브 나가서 푸른 하늘 만끽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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