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여행하며 배우는 당당한 마을 -- 공릉꿈마을여행


함순교 꿈마을여행 대표
우리는 누구나 떠나고 싶어합니다. 그 어디로~

공릉동꿈마을여행(이하 꿈마을여행)은 바로 우리 동네, 공릉동으로 여행을 하고자 합니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꿈마을여행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릉동꿈마을공동체의 활동을 알리고 공릉동의 소박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단체입니다. 저희 해설사들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궁금해 하고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골목을 누비고 있습니다.




꿈마을여행은 2014년 서울시의 ‘서울 속 마을 알기’ 사업으로 탄생했습니다.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고, 마을에서 오래 살아오신 어른들께 옛 이야기를 듣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직접 수집한 이야기들을 오랜 기간 고민하고 의논하여 우리 동네 탐방을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지명의 유래나 전해오는 이야기의 전달을 넘어 마을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실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현재 3기 양성과정을 거쳐 10명의 해설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꿈마을여행은 공릉동꿈마을공동체의 더불어 살기를 알리는 공동체 코스, 마을의 역사, 문화, 생태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경춘선 숲길코스,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태·강릉에서의 역사문화 코스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의 성격이나 요구에 맞는 코스를 정하고 그래서 매번 사전답사와 회의를 통해 공릉동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조선왕릉문화벨트사업으로 태강릉에서 ‘태·강릉 바람길따라 숲길따라’와 청소년 대상 ‘태·강릉지킴이 능참봉’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태릉과 강릉 사이 숲길이 개방되는 4월과 5월, 10월과 11월에 진행한 ‘태강릉 바람길따라 숲길따라’는 주말에는 일반 가족 신청자들과 함께, 주중에는 공릉중학교 1학년 전교생과 다운복지관 친구들과 함께 태릉과 강릉의 자연과 문화를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마을 청소년들이 직접 태강릉을 소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획한 ‘태·강릉지킴이 능참봉’은 여덟 번에 이르는 수업에도 전원 수료라는 감동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위해 저희들은 교재와 준비물을 직접 제작하고 만들었습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함께 공부하고 준비하면서 저희 스스로도 성장하는 기쁨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와 공릉중학교, 공릉동꿈마을공동체가 함께 만든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교실속 마을알기’수업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늘 다니던 동네 길에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학교 담벼락에 심어진 회화나무의 의미를 알게 되면 익숙했던 마을이 조금은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릉꿈마을협동조합, 꽃다방, 착한바느질, 다운복지관 등 마을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마을이 학교다’라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입니다. 마을공동체라는 그 진정한 의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방학 동안에는 적극적으로 청소년들과 만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방학에는 ‘역사 속 여성과 직업’이라는 주제로 조선의 패셔니스타, 여성 독립운동가, 조선 여형사 다모 등 아이들에게 생소한 우리 역사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해마다 5월과 9월에 공릉동에서 열리는 ‘와글와글어린이축제’와 ‘꿈나르샤축제’ 때는 장명루, 전통매듭팔찌, 단청목걸이 등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때마다 우리 마을 아이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언젠가 와글와글어린이축제 때 매듭팔찌만들기에 신청자가 많아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에 무작정 뛰었던 재미난 기억도 떠오릅니다. 이렇게 마을에서 어린이, 청소년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낯이 익은 아이들도 하나둘 늘어갑니다. 아이들과 마을에서 눈 마주치며 인사하는 경험은 저희 해설사들에게 아주 큰 기쁨입니다.

꿈마을여행은 마을의 여러 사람을 이어주고자 합니다. 공릉동에 있는 다운복지관은 전국에 하나뿐인 다운증후군 전문복지관입니다. 마을여행 중에 자주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운인들과 함께 태강릉도 가고 육군사관학교 탐방도 했는데, 다운복지관에서 찾아왔다는 소식에 육군박물관 관장님이 직접 나오셔서 환영해주시던 일이 생각납니다. 다운인 친구들이 서로 손잡아 주고 챙겨주며 뒤에 오는 사람을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도 배우는 점이 많았습니다. 해마다 3월 21일 즈음에 공릉동에서 열리는 다운인의 날 행사에 참여해 같이 즐기며 이웃의 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꿈마을여행은 공릉동꿈마을공동체가 있기에 존재하는 단체입니다.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곳. 마을에서 소비자로 머물지 않고 생산자가 되어보는 경험을 쌓으며 저희 해설사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기 위해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심화과정을 통해 외부 강의도 듣고, 해설사들이 각각 전문분야를 키워갈 수 있도록 강의 기회도 줍니다. 또한 다른 마을탐방도 다니면서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배우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전국에서 46개 단체 1,000 여분이 공릉동을 찾아와 마을여행을 했습니다. 공릉동을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우리가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알리고,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계속 전할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는 공릉동 주민들에게 우리 동네를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사실 저 또한 해설사가 되기 전에는 마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랑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해설사 활동을 하면서 많은 감동의 순간들을 만나게 됩니다. 작년 공릉중 친구들과 태·강릉 숲길을 걸을 때 친구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모습에서 우정의 씨앗을 보았습니다. 저희는 많은 것을 주입하는 수업이 아니라 그 순간을 즐기길 바라고 또 강요하는 시간이 아니라 참가자가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함께 하고자 합니다. 올해도 저희는 마을을 걷고 이웃들과 인사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소소한 기쁨을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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