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소자 원장, "환자 아픔에 대한 측은지심 가져야"
전문인에게 안정적 지위 인정해 주는 것이 국가 역할
【뉴스캔】“의사는 국민 건강을 위해 애쓰고 봉사하는 직업입니다. 무엇보다 병원을 찾아 온 환자의 아픔에 대한 측은지심이 바로 의사의 첫 마음이자 마지막 마음입니다.”
뉴스캔에 6개월째 ‘여성 건강’을 주제로 의학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남소자 원장(서울 서대문구 나산부인과).
뉴스캔은 11일 낮. 진료에 쫒기는 남 원장을 졸라 점심시간을 통해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남 원장은 무엇보다 치열한 경쟁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영리 추구보다는 환자의 아픔을 우선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의사의 역할이며 그것이 곧 봉사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희생하는 것만이 봉사는 아닙니다. 영리취득에 앞서 남의 아픔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또 사회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사회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남 원장은 “철저한 자기 희생을 통해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물론 세상에 많지만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밝혀주는 역할을 모두 이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낮은 수준의 봉사에 이제는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낮은 수준의 봉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 필요
“그동안 국가는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철저한 희생을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봉사의 일상화를 위해서는 이런 봉사자에 대한 적절한 대우가 필요한 때입니다.”
남 원장은 더불어 적극적으로 영리만을 추구하는 의사들의 활동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지금 강남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형외과의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물론 성형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뻐지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미에 대한 기준과 그를 위한 노력은 많이 왜곡돼 있습니다.”
남 원장은 최근 일부 연예인과 매니지먼트사, 그리고 일부 조직폭력까지 결부된 음흉한 거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행위야말로 바로 인술을 돈을 받고 파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의사에 대한 지금과 같은 대우가 계속될 때 이런 비뚤어진 의료행위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90% 이상의 의사들이 묵묵하게 현장에서 봉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지금 의료환경은 점점 적극적인 영리행위를 하지 않고서는 못 버티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의사사회에 일부 영리추구자 잘못 있어
남 원장은 이런 상황이 결국 과다한 의료기기 도입과 지나친 인테리어, 과도한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투자비가 많아지고 또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 과잉진료를 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된다는 지적이다.
“의사의 적절한 진료는 법과 제도로 통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일부 부도덕한 의사가 없을 수 없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전문가로서 양심과 자존심으로 기준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통제가 계속 강화되고 이들에 대한 존중과 지위 보장이 없다면 결국 대부분의 의사들은 스스로 철저한 경쟁시장으로 뛰어들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시장이 될 것입니다.”
남 원장은 환자들의 진료 행태에 대해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에 대한 사회적 믿음 필요한 때
“의사를 더 이상 믿지 않는 사회적 세태는 결국 환자들에게 손해로 돌아옵니다. 하나의 질병에 대해 여러 군데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는 의료 쇼핑, 크지 않은 병에 대해서도 무조건 큰 병원을 찾는 행위, 어쩔 수 없는 치료 결과에 대해서도 수긍하지 않고 의사를 공격하거나 소송을 거는 행위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남 원장은 이제는 더 이상 불신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더욱 따뜻해지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며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이 때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이해한다면 위기 극복은 더 빨리 이뤄질 것이라며 넉넉한 미소를 보냈다.
뉴스캔 강봉훈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