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무죄, 하지만 구속 목적은 이미 달성

미네르바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미네르바 박씨는 지난 1월7일 검찰에 긴급체포된 지 103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판사는 먼저 “박씨의 글대로 정부가 금융기관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긴급공문을 발송했거나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환전업무를 중단한 적이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며 검찰이 기소한 2건의 글이 허위사실임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사실을 종합해보면 글의 표현방식에 있어 과장되거나 정제되지 않은 서술이 있다 하더라도 박씨가 문제가 된 글을 게시할 당시 ‘허위의 사실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설사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상황과 외환시장의 특수성에 비춰봤을 때 ‘공익을 해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고 미네르바는 다시 글을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죄 예상 못해··· 글 다시 쓰겠다

하지만 제 눈에는 마치 모든 것이 이미 잘 짜여진 드라마 각본처럼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미네르바를 구속함으로써 이미 많은 블로거 또는 인터넷 논객들이 절필을 선언했고 대한민국을 위해 글을 쓰다가 다치는 것이 완전히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미친 짓이라는 것을 낱낱히 보여줬습니다.

저 또한 가급적 정치나 사회문제와 관련된 글은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설령 매우 우회적으로 쓴다 해도 네이버 블로그에는 절대로 올려놓지 않습니다. 물론 이 블로그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생각이 과연 이번 판결로 고스란히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그래도 미네르바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아직 재판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글을 쓰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도발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에서는 '이쯤 하면 정신 차렸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마음을 고쳐 먹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런 비슷한 판단은 고등법원에서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판사는 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고 검사는 막무가내로 범인을 잡아들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입니다. 검찰은 사회 정의를 지키는 사람이고 판사는 민사건 형사건 간에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양측의 입장을 듣고 중간자의 입장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할 따름입니다.

때문에 검사가 조금 무리해서 사람을 잡아들여도 판사가 정의의 입장에서 이를 바로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는 위험 천만입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판사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판결봉을 휘둘러 왔습니다. 이번에도 미네르바의 발언을 듣고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이라는 판단이 들면 판결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습니다.

부디 블로거 여러분들도 몸조심 하시고 미네르바처럼 후회하지 않으려면 투표 꼭 하십시오. 그리고 모든 사회적인 일에 대해 관심 가지시고 행동하는 민주주의를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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