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조미료 MSG, 이젠 걱정 말고 드세요.


화학조미료가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제 국민 상식 수준에 속합니다. 허긴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선생님'들마다 화학조미료가 좋지 않다니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례는 그냥 아무 검색 창에서 '미원' '화학조미료' 'MSG' 등으로 검색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미원에 대한 온갖 생각들···

하지만 이런 상식들 가운데는 잘못된 것이 예상 외로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제주대에 갈려면 제주도에 몇 년 이상 살아야 한다는 전 국민이 다 아는 헛소문이 있었습니다.

저희 옆 집에는 미원으로 유명한 대상(주)에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우연히 마련된 술자리에서 화학조미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들어보니 그럴 듯했고 그대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른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더니 거의 비정상적 사유를 하는, 마치 잘못된 종교를 믿는 사람을 대하듯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분은 새로 식당을 시작해볼려고 구상 중이었고 요리를 하면서 화학조미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 상당한 수오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발견한 것이 바로 모기불통신님의 블로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학조미료 운운하며 MSG가 몸에 좋지 않다는 주장은 이미 근거가 없어진 헛소리입니다. MSG는 이미 자연 상에서 존재하는 물질(특히 모유 속)이며 인공 조미료가 아니어도 우리는 이미 MSG의 맛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진짜 깊이 있게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MSG 의 진실: 시작하며.
MSG 의 진실1: 서론
MSG 의 진실2: MSG 는 천식을 유발하나?
MSG 의 진실3: MSG 는 안전한가?
MSG 의 진실4: 중국집 신드롬
MSG 의 진실5: MSG 는 암을 일으키나?
MSG 의 진실6: MSG 의 물리화학적 성질 + 제법
MSG 의 진실7: 우리는 MSG 의 맛에 길들여져있나?
MSG 의 진실8: 모유에 들어있는 글루탐산.
MSG 의 진실9: 다른 식품에는 얼마나 들어있나?
MSG 의 진실10: 그래도 MSG 가 싫은 분을 위하여.

모기불통신 님은 총 10개의 포스팅을 통해 MSG의 잘못된 상식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문학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위의 포스팅의 내용을 제대로 다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의료계 전문지 기자를 하면서 만난 수 많은 의사들과 나눈 그 끝도 없이 어려운 화학용어가 들어간 대화 속에서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점을 뽑아내는 장기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위 10개의 포스트를 하나의 포스트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MSG의 진실 1. 서론

MSG 는 훌륭한 조미료이고 적당히 쓰면 맛을 내는데 훌륭한 기여를 한다. MSG 에 대해서 별별 흉흉한 소문이 다 돌아다니지만 별로 믿을 것은 못된다.

MSG는 단백질의 중요한 구성물질인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탐산이다. 글루탐산은 일본인이 감칠맛을 내는 중요한 성분이란걸 발견하고 이를 최적화시켜 조미료로 상품화했다.

MSG는 독성물질인가? 아니다. 꼭 자살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MSG 보다는 소금을 먹는 쪽이 더 쉽다.

MSG 의 진실2: MSG 는 천식을 유발하나?

중 국집 신드롬이라고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이다. MSG 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할 때 매번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중국집 신드롬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8년이다. 중국집에서 밥을 먹은 사람에게서 목뒤쪽이 뻣뻣해진다거나 무력감이 든다거나 마비가 온다거나 하는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었던 것이다

MSG 에 관해 떠도는 이야기중에 무시무시한 것에 MSG 가 천식을 유발한다 는 것이 있다. 이 이야기는 1981년 영국에서 "두 명의 천식환자가, 중국집에서 밥을 먹은 12 시간 후에 천식발작을 일으켰다"고 보고한 것이 원조다. 하지만 이 연구는 실험 디자인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또 설령 사실이라 해도 원래 이야기는 MSG가 천식환자에게 발작을 유발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1999년이 돼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실험이 이뤄진다. 그 결과 같은 무게에서 설탕이 MSG 보다 더 두통을 심하게 일으킨다는 결론이 나왔다.

과 거, 엉성한 조건속에서 이루어진 시험결과로 인하여 MSG 가 천식환자에게 천식발작을 유발한다는 오해가 생겼고 이 오해는 멀쩡한 사람에게 천식을 일으킨다는 식의 다분히 악의적인 왜곡으로 이어졌는데, 최근의 정교한 시험결과는 이 오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MSG 의 진실3: MSG 는 안전한가?

WHO 와 FAO의 조인트 전문가 위원회에서는 1971년과 1974년에 회의를 갖고 MSG 의 일일허용치 ADI 를 120mg/kg/day 로 정하고 12 주 미만의 유아에게는 주지말도록 권고했다. 유아에게 주지말도록 한 것은 당시 쥐를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신생아에게 투여한 결과 혈중농도가 심각하게 상승한 것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후 연구 결과는 다른 결론은 내렸다.

1. 쥐는 MSG 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이다. 영장류의 경우는 쥐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2. 인간의 유아(조산아를 포함해서)는 성인만큼 MSG 를 잘 대사한다. 모유에도 글루탐산이 상당량 들어있기 때문에 만일 MSG 가 유아에게 치명적이라면 모유도 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3. 사람에서 신경손상을 일으킬만큼 혈중 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70kg 성인이 하루에 10.5g 이상을 먹어야 한다.

4. MSG는 공복시와 만복시 흡수율이 달라진다. MSG 를 먹여서 무언가 문제를 일으키려면 쫄쫄 굶긴 다음에 다량을 한번에 투여해야 한다. 음식과 같이 먹게 되면 아무리 고용량을 먹어도 혈중농도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데 특히 탄수화물이 효과가 크다고 한다.

FDA 에서는 MSG 가 신경손상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5. MSG가 내분비교란을 일으켜서 호르몬 분비에 이상을 일으키나 본 실험에서도 혈중 농도는 11 배나 올라갔지만 다양한 호르몬의 분비에는 아무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6. 이런 결과들을 종합하여 FDA 는 MSG 의 하루 허용량 기준치 자체가 없다. 다만 유아에게 해롭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래도 찜찜하니까 12 주 미만의 유아에게는 MSG를 주지 말도록 권하고 있다.

MSG 의 진실4: 중국집 신드롬

중 국집 신드롬이 처음 보고된 것은 1968년이다. 중국집에서 식사를 한 일군의 사람들이 뒷목이 뻣뻣해졌다든지 부분적으로 마비가 왔다든지 하는 일이 생겼는데 원인은 아마도 MSG 나 소금 혹은 알콜이 아닐까? 하는 논문이 출판되었던 것이다. 중국집에서 밥을 먹고 생겼다고 해서 중국집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이후에 이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나 반박하기 위해서 많은 시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연구들은 MSG 캡슐이 아니라 MSG 를 넣은 음식이나 음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맛을 숨기지 않았다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또 중국집 신드롬이 다분히 주관적인 느낌이라는데 있다. 가령 얼굴에 홍조를 띈다거나 하는 것은 조금 다르지만 목이 뻣뻣하다거나, 어지럽다거나, 두통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결국 본인밖에 모르는 일이다.

근래에 와서야 좀 제대로 된 이중맹시험이 실시되었는데 그것이 1998년의 일이다. 이 시험에서는 스스로 MSG 에 알러지를 일으킨다고 믿는 130 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음식이 없는 상태에서 고용량의 MSG 를 투여하면 플라시보보다 더 많은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빈도수는 낮고 증상은 심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증상은 일관성이 없고 재현성도 부족했다.

소 금을 많이 먹으면 물을 켜고, 설탕을 많이 먹으면 속이 달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는데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아마도 세상에는 MSG 에 민감한 사람도 있기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빈도수는 생각보다 높지 않고, 고용량의 MSG 를 공복에 섭취할 경우에 가끔 증상을 보이는데 일관성은 없는 편이다.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일관성이 없긴 하지만 여하튼 MSG 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MSG 의 진실5: MSG 는 암을 일으키나?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MSG에 열을 가하면 발암물질이 생기기도 한다. 고온에서 발암물질로 변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추가 검색 결과,
처 음 이 주장을 펼친 일본 도시샤 대학의 니시오카 교수는 300 도 이상에서 가열하면 발암물질이 되며 다만 어떤 발암물질이 되는지 어떤 이유에서 발암물질이라고 판단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니시오카 교수는 또 사람의 타액이 발암성을 억제한다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300도 이상에서는 고기를 구을 때도 발암물질이 생긴다. 그러니 아무 걱정없이 그냥 꼭꼭 씹어드시면 될 듯.

MSG 의 진실6: MSG 의 물리화학적 성질 + 제법

MSG 는 요즘은 발효를 통해 만들지만, 고전적 제법을 보시자면, 우선 글루탐산을 포함한 단백질을 분해해서 글루탐산을 만들고나서 나트륨염을 만든다.

20 세기초에는 밀가루를 사용했다. 밀가루에 포함된 단백질인 글루텐이다. 글루텐에는 글루탐산이 약 25% 포함되어 있다. 그 다음에 사용된 것은 탈지대두였는데 콩에는 단백질이 40% 정도 들어있고 이 단백질의 약 20% 가 글루탐산이다.

단백질원을 진한 염산으로 처리해서 아미노산으로 조각조각 부순다 (가수분해). 이 가수분해물을 차게 보관하면 글루탐산은 물에 대한 용해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염산鹽이 되어 석출하게 되므로 필터해서 분리한다. 염산염을 수산화나트륨 (양잿물) 용액으로 처리해서 중화하여 pH 를 3.2 로 맞추면 용해도가 좋지 않은 L-글루탐산이 석출해서 가라앉는다. 이렇게 순수하게 얻은 L-글루탐산을 다시 물에 분산시키고 (잘 안녹으니까) 수산화나트륨 용액 (다시한번 양잿물)으로 처리해서 MSG 를 만들고, 용액을 졸여서 MSG 를 석출시킨다.

발효를 시킬 경우는 미생물에게 당밀이나 전분가수분해물을 먹이고 환경을 통제해서 L-글루탐산을 얻어내는데 이 글루탐산을 수산화나트륨 (또다시 양잿물)로 처리해서 MSG 로 만드니까 어차피 MSG 는 양잿물로 만든다.

MSG 의 진실7: 우리는 MSG 의 맛에 길들여져있나?

우 리는 이미 전통적 방식으로 간장, 된장을 통해 글루탐산의 감칠맛을 즐겨왔다. MSG 란 이 감칠맛을 더욱 값싸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도구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가 MSG 의 맛에 중독됐다거나 길들여졌다거나 하는 말은 옳지 않다. 우리는 MSG 의 등장이전부터 원래 글루탐산의 맛에 중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MSG 의 간편성에 중독되어 가는 것은 사실이고, 이것이 모든 음식의 맛을 하나로 만드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고 있을 뿐이다. 마치 현대 대한민국 여배우들의 얼굴이 데뷔하고 얼마가 지나면 어슷비슷하여 잘 구분도 안되는 얼굴로 수렴해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MSG 의 진실8: 모유에 들어있는 글루탐산.

굳이 MSG 를 넣지 않아도, 식품에는 글루탐산이 많은데, 글루탐산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유리 글루탐산으로 있을 수도 있고, 단백질의 구성요소로서 존재할 수도 있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모유인데 모유에 들어있는 아미노산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글루탐산이다. 전체양으로 따지자면 리터당 3 그램쯤 된다고 하고, 유리 글루탐산으로만 말하자면 리터당 0.3그램쯤 된다.

어린애가 모유를 통해 하루에 먹는 자유 글루탐산의 양을 계산하면 몸무게 kg 당 36mg쯤 된다. 그러니까 4킬로그램 신생아가 하루에 MSG 0.2그램쯤 먹고 있는 셈이다.

MSG 의 진실9: 다른 식품에는 얼마나 들어있나?

좀 맛있다 싶은 것에는 모두 글루탐산이 풍부하다. 흔히 먹는 것으로는 토마토, 옥수수, 감자, 닭고기 등이 있다. 대체로 단백질이 많으면 글루탐산도 많다고 해야 할텐데 특히 치즈가 그렇다.

간 장에도 많다. 간장의 맛은 글루탐산만의 맛은 아니지만 과도한 일반화를 시도하면, 간장 100 그램으로 낼 수 있는 감칠맛을 MSG 1.4 그램으로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MSG 가 얼마나 강력한 맛폭탄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쪼끔만 넣어야 한다.

MSG 의 진실10: 그래도 MSG 가 싫은 분을 위하여.

필수아미노산이란 게 있는데 글루탐산은 여기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필요하면 우리 몸이 만든다는 뜻이다(전혀 안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님). 우리 몸은 하루에 글루탐산을 40 그램쯤 만든다. MSG 로 환산하면 52그램쯤 된다.

어린애들이 좋아하는 맛은 단맛과 감칠맛이다. 감칠맛을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고, 글루탐산의 맛에 끌리는 것도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MSG 는 너무 단순한 감칠맛이다. 그러니 조금씩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지혜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게다가 MSG 를 조금 치면 짠맛이 더욱 강해져서 사실 소금을 조금만 넣어도 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나트륨 섭취량은 훨씬 줄어드니까 더더욱 피할 이유가 없다.

Creative Commons License

저작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