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제 상위권을 노린다


엘지가 2일 승리로 드디어 4강에 올랐습니다. 다만 올해의 독특한 승률 계산 방식으로 5할 승률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밍실상부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입니다.


올 시즌이 시작된지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지났지만 지난해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그냥 해보다가 이기면 좋고 지면 말고 하는 게임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기다가도 어쩔 때는 '상대방이 저렇게 죽자고 덤비는데 사람이 어떻게 독하게 구냐? 하루 이틀 볼 사이도 아닌데···'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올해는 달라졌습니다. 지는 게임에서도 악착같이 이길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고 이기는 게임에서도 냉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4월 초반 7~8위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였는데 승수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쌓아 올리더니 1달만에 절반의 승리를 차지한 것입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6승 4패가 눈에 띱니다. 수연승을 뚝딱 해치운 것보다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간 느낌입니다. 1위와도 겨우 4게임차.


팀 공격력(팀 타율 기준)은 팀 순위와 같은 4위입니다. 홈런도 예년에 거의 꼴찌 수준에서 맴돌았던 것을 생각하면 구장을 줄인 덕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장타력이 늘었다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이진영, 정성훈 두 FA와 페타지니의 활약이 눈에 띱니다. 게다가 최근 복귀한 박용택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아직 규정 타석이 차지 않아 쉽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예전의 겉멋만 든 박용택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화려한 박용택 선수의 성적

삼진은 가장 조금 당하면서 볼넷은 두 번째로 많아 선수들이 그만큼 집중력을 갖고 야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삼진과 볼넷은 실력보다는 집중력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포수, 2루수, 유격수도 공격도 하는 포지션이라는 것을 빨리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도루가 전형적인 안 뛰는 팀 한화, 롯데에 이어 꼴찌에서 3위인데 이대형, 박용택 선수가 분발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팀방어율 5.64의 수비력은 큰 걱정거리입니다.



LG 투수 하면 떠오르는 믿을만한 투수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우리에겐 WBC 스타 봉중근이 방어율 2.70으로 활약하고 있긴 하지만 승수 쌓기와는 또 인연이 멀어 보입니다. 그 외에는 심수창이 있는데 얼마 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줘 놓고 노심초사 하면서 불지르는 마무리들을 지켜보는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믿을 수 없는 마무리 우규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두 경기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모습,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우리의 먹튀 박명환이 재활에 성공하고 있다는 뉴스가 있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또 지난해 그나마 LG를 지켜준 단 하나의 위안 옥스프링이 빨리 돌아와야 상위팀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책은 20개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페타지니의 실책이 자주 보여 조금 걱정됩니다.

지난 4웠 LG가 보여준 야구는 4위라는 순위 이상으로 팬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줬습니다. 무엇보다 질 때 지더라도 끝까지 기대하면서 야구를 볼 수 있게 하는 끈질긴 모습을 선사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주위 사람들로부터 "더이상 상처받지 말고 다른 팀으로 전향하라"는 비아냥거림은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쌍둥이가 돼 주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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