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안타, 타점까지, 완벽한 LG의 페타지니




또 다시 드리운 패배의 그림자.

이쯤되면 또다시 지난 수년간의, 이길 줄 모르는 LG의 옛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6월 5일, 페타지니는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4월 말에서 5월 초에 걸쳐 8연승을 달리며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모습는 간 데 없고 10점을 얻고도 지고 4점을 내주고도 지고 1점을 내주고도 비기고 마는 완전히 승리와는 담 쌓은 모습을 보여줘 왔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이 엉망인 것은 아닙니다. 지는 경기에서도 끝까지 쫓아가는 모습을 보여줬고 지난 5월 한달간 각종 공격 분야에서 엘지가 기록한 각종 기록 타이틀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비록 성적은 높지 못하지만 엘지를 사랑하는 이유가 분명한 것입니다. 스포츠는 물론 성적을 추구하기만 그 이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페타지니의 등장은 LG팬들이 환호하기에 너무도 충분합니다.

페타지니가 휘두르면 스트라익이다

페타지니의 가장 놀라운 능력은 무엇보다 선구안입니다. 어떤 심판은 페타지니가 휘두르지 않으면 스트라익을 선언할 때 움찔한다는 확인 되지 않은 전설이 전해질 정도입니다. 이는 엘지 팀 전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엘지는 타석에 나가서도 그냥 멍하니 서 있다 삼진 당하고 어슬렁거리며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고 이는 곧바로 팬들의 속을 확 뒤집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6월 5일 현재 볼넷은 가장 많고 삼진은 가장 적은 팀, 바로 LG입니다. 여기에는 분명히 페타지니의 역할이 컸습니다.

페타지니의 개인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No.29 페타지니

신상정보 : 1971년 06월 02일생 / 185cm / 84kg
경력사항 : 베네주엘라 카라카스고
계약금/연봉 : 30000달러 / 325000달러
프로데뷔 : 2008년 05월


2009시즌 성적



우선 가장 눈에 띠는 것은 4할1푼5리의 타율입니다.그는 거의 한번도 흔들림 없이 4할 이상의 타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에서 보여주듯이 4할은 결코 쉬운 기록이 아니며 더위가 시작되는 6월까지 4할을 유지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역대 4할 타율에 가장 가까이 갔던 이종범 선수는 4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슬럼프 없는 꾸준함을 강조했습니다. 페타지니는 겉멋만 든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달리 마치 사이보그를 보는 듯 감정의 기복이 없어 보이는 것이 특징인데 바로 이 점이 그가 또 한 명의 4할을 기록하는 선수로 기대하게 하는 점입니다.

꾸준함을 갖춘 4할 타자

페타지니는 타율뿐만 아니라 장타율, 출루율 등 율과 관련된 기록은 모두 1위입니다. 그리고 이 기록에서 2위는 모두 두산의 김현수인 것도 재밌습니다.

물론 높은 타율보다도 팬들을 열광시피는 것은 바로 홈런입니다. 드디어 시즌 16호 홈런으로 팀을 7연패에서 건져 올리면서 자신은 홈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습니다. 홈런 숫자는 이승엽이 기록을 세울 때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 꾸준함으로 본다면 역시 홈런왕도 기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페타지니는 시즌 초반 작은 부상으로 4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누적 숫자로 기록되는 성적에 조금 불리합니다. 그래서 홈런, 안타, 타점 등에서 불리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점과 볼넷에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안타수도 김현수에 3개차 2위입니다.

특히 53개의 타점은 2위 브룸바와 7개 차이로 벌어져 있고 44의 볼넷은 2위 최희섭과 2개 차이입니다. 반면 삼진은 29개로 홈런 경쟁 상대인 최희섭, 브룸바의 절반 수준입니다. 4번타자로 누구보다 많은 찬스에서 타석에 섰지만 병살타는 단 2개에 불과합니다.

페타지니가 야구선수로서 가장 큰 약점은 느린 발입니다. 어쩌면 페타지니는 발이 느린 사람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발이 느린 페타지니가 기록하지 못한 것이 바로 3루타입니다. 3루타는 지난해에도 겨우 1번밖이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1번의 도루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페타지니가 도루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나 봅니다. 페타지니 며칠 전 과감히(?) 도루를 감행해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2루 악송구를 틈타 3루까지 내달렸습니다. 그렇다고 평소에 없던 스피드가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성큼성큼 달렸고 당황한 포수로부터 악송구까지 얻어냈습니다.

1위
홈런(16개), 타율(0.415), 타점(53개), 장타율(0.733), 출루율(0.535), 볼넷(44개),

2위
안타(73개)

8위
득점(35개)

28위
2루타(28개), 삼진(2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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