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
그런 말이 있긴 한가?
물론 기어다닌다는 뜻의 기다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다라는 말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뜻을 오해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아니다의 반대말은 무엇입니까?
맞다?
그건 '틀리다'의 반대말일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아니다의 반대말이 '기다'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동의할 것입니다. 그런데....
왠지 기다는 표준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속어도 아닌 것 같고 사투리라고 하기에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서울사람도 흔히 쓰거든요..
사전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것이다의 준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다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디에도 맞다 또는 옳다의 의미는 없습니다. 아니다의 반대말 기다가 과연 '그것이다'가 긴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검색해 보았습니다.
한겨레신문에
[말글살이]기면 기고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을 쓴 우제욱 시인은 기다가 그것이다의 준말이라는 내용을 인정하면서 영남지방에서는 이것, 저것이서 것이 철저하게 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것이다’가 ‘기다’로 줄어든 데에는 영남 방언에서의 말 줄이기가 차용된 듯하다고 부연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글이 있습니다.
[말글찻집] 기다 아니다 / 최인호 - 한겨레
이글에서는 기다를 그것이다의 준말임을 인정하면서 나아가 그 쓰임새는 그렇다, 그와 같다로 해설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정한다면 그렇다 정도가 가장 적절한 의미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가 기다로 바뀐 과정을 설명할 만한 어떤 법칙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런 글도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의 글입니다.
이 글에서는 긴가민가의 어원을 其然가未然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다는 사전적으로는 충청, 전라지방의 사투리로 처리돼 있다고하면서도 (어느 사전이라는 확인은 없이) 그 어원은 한자말 其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其를 찾아 보았습니다.
마땅히, 그래서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의 반대말로 할 만한 정도의 뜻으로 전용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영 딱히 맞다고 하기에도 또 역시 긴가민가 합니다.
어원을 굳이 한자말에서 찾는 것도 마뜩하지 않은 것도 감정적 사실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냥 기다를 하나의 단어로,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억지로 어원을 찾을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옳다, 맞다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면 어떨까 합니다.
혹시 기다가 표준어가 되면 안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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