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로와 소음





 
니로는 기본적으로 조용한 차입니다.
 
하이브리드의 특성상 전기모터가 많이 개입하기 때문에 차의 속도에 비해 엔진의 비중이 적습니다.
 
전기모터가 소음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니로가 기본적으로 조용한 특성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니로를 타다 보면 깜짝 놀랄 소음을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애초 조용한 차로 알려져 있고 늘 조용하게 타다가 예측 못한 시점에 부~웅하는 소음이 들리면 놀람과 실망, 불안이 동시에 밀려옵니다.

혹시 심각한 결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정비 불량이나 단순 고장까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아마도 차를 구입하고 나서 약 3~5개월, 5000~10000Km정도를 주행하고 난 후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연구나 통계에 의한 수치가 아니고 저의 단순 짐작에 따른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새 차에 대한 콩깍지가 살짝 벗겨지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심리적 과민증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모터는 차의 출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항상 도와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때는 엔진 출력이 부족해도 모터가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엔진이 배터리 충전만을 위해 가동되기도 합니다.
 
엔진 소음이 가장 두드러지게 들릴 때는 정차 중 엔진이 돌아갈 때입니다. 이 때는 풍절음이나 바퀴 소음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들립니다.
 
니로는 정차 중 엔진이 거의 돌지 않습니다. 하지만 돌 때가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엔진이 어느 정도 가열되기 전에 히터를 틀면 엔진은 저절로 작동을 시작합니다.
 
니로에는 PTC히터가 장착돼 있습니다. PTC히터는 냉각수가 데워지기 전 전기를 이용해 온풍을 발생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추운 날씨에 가급적 빨리 실내 공기를 따뜻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를 소모함으로써 연비를 떨어뜨리고 정차 중에도 엔진이 돌아가도록 해서 소음을 발생시킵니다.
 
때문에 저는 가급적 출발 초기 신호등에 걸려 대기 중에는 공조장치를 끄고 온열시트 기능을 이용합니다. 이 기능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지 엔진 시동을 걸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온열시트 기능은 생각보다 강력해서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제외하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평소 남들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니로 온열 시트는 자동으로 온열 단계를 줄여가는 기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오래 온열을 유지해서 불편함을 느껴 수동으로 단계를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니로가 시끄럽게 느껴지는 경우는 차가 출발해서 가속할 때 10~40km 구간입니다.
 
니로는 60km이상에서는 언제 시동이 켜지는지 꺼지는지 알지도 못할 정도로 조용하게 켜졌다가 꺼집니다. 계기판의 EV 표시등도 엔진 작동에 정확하게 맞춰 켜지고 꺼지지 않는데 처음에는 이 조차 눈치 채지 못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10~40km 정도의 저속구간에서는 굵고 거친 중저음의 가래소리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이 구간에서 오르막을 만나거나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어쩐지 벅차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구간은 대부분 생각보다 짧게 지나갑니다. 일상적인 경우라면 채 1~2초 사이에 지나갑니다. 때문에 소음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문제는 꼭 누군가에게 시승을 시켜주면서 한껏 조용한 차라고 자랑을 했는데 이런 구간에서 과속방지턱을 만나면 난감해지는 것입니다. 주행 내내 진짜 조용하다는 칭찬은 안 들리고 아까 거기서 왜 그랬을까하는 마음만 자꾸 커집니다.
 
니로의 엔진은 기존 엔진에 비해 최고의 효율을 내도록 설계됐습니다. 그대신 저속 구간에서 토크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엔진이 충분한 힘을 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모터는 전기에너지가 공급되는 그 순간부터 최고의 토크를 냅니다. 때문에 저속구간에서는 모터의 도움을 많이 받도록 해서 최고의 연비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속에서 엔진 성능은 오히려 일반 엔진보다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때문에 니로는 일상적인 주행 구간에서는 최고의 성능과 조용함을 보이지만 특별한 구간에서는 상상보다 크고 나쁜 주행감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이해한다면 간간히 들려는 힘찬 가래소리는 쪼~금 감수하며 달려야겠습니다.
 
18.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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